작성일 : 08-11-28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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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적어 미안합니다”
"얼굴 없는 천사, 당신들이 있어 세상은 아직 따뜻합니다."
최근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기부문화도 찬바람을 맞고 있는 가운데 전남 농어촌지역에서 신분을 밝히지 않은 채 불우이웃들을 위해 써달라며 농산물을 기탁하는 독지가가 잇따라 화제다.
완도군은 지난해 익명으로 10㎏들이 쌀 100포대를 불우이웃 돕기에 써 달라며 기부했던 40대 여성이 최근 완도농협을 통해 또 쌀 50포대(115만원 상당)를 보내왔다고 26일 밝혔다. 이 여성은 "많은 양이 못돼 미안하다. 겨울철 어려운 이웃을 돕는데 써 달라"는 뜻을 밝혔다고 군 관계자는 전했다. 군은 기부자의 뜻에 따라 차상위계층 50가구를 선정해 1포대씩 전달하기로 했다.
김종식 완도군수는 "각박해져 가는 사회 현실 속에서 훈훈하고 가슴 따뜻한 소식"이라며 "기부받은 쌀을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소중하게 사용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22일에는 50대 남성이 트럭을 몰고 화순군 이양면사무소에 나타나 20㎏들이 쌀 18가마와 10㎏들이 고구마 10상자를 내려놓고 "국가로부터 혜택을 받지 못하는 어려운 이웃에 전해달라"는 말을 남긴 채 사라졌다. 당시 당직 근무를 했던 안정섭(56)씨는 "날이 어두워질 무렵 나타난 이 남자가 쌀 가마와 고구마 상자를 내려놓고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달라고 말한 뒤 곧장 가려고 해 이름을 물어봤으나 '화순에 사는 농사꾼'이라고만 밝히고 황급히 자리를 떴다"고 말했다.
면사무소측은 "요즘 경제난으로 모두 살기 어렵다고 하나 농민들만큼 힘든 사람도 많지 않다"며 "이런 어려움 속에서 피땀으로 키워낸 농산물을 기부한 것에 감동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이양면사무소는 26일 이 쌀과 고구마를 여성단체협의회 회원들이 담근 김장김치와 함께 홀몸 노인이나 소년소녀가장, 복지시설 등에 전달했다.
한편 올들어 지난 10월 말까지 전남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모금된 성금은 30억800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9억4500만원의 78%에 머무는 등 경기침체로 기부문화도 위축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안=이상일 기자 silee06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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