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마음의 내공있나요?


2009년이 시작된 지 엊그제 같은 데, 벌써 연말이다. 한 해 두 해가 지나면서 느끼는 점은 시간이 너무 빨리 간다는 점이다. 시간의 가속도 법칙이 존재하는 듯, 두 배 이상 빨리 가는 듯한 느낌이다. 한 해를 마감하는 요즘에는‘그동안 내게 서운하게 했던 사람에게 조차도 너그럽고, 여유롭게 대하자’라는 마음이 절로 생기니 분명 마음도 세월따라 커져가는 느낌이다.

마음의 내공 때문일까? 웬만한 일에는 끄덕하지 않고 그 상황에서 최선의 방법이 무엇일까를 생각하는 걸 보면, 어릴 적, 감정에만 몰입해서 행동했던 유치함은 벗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주변을 돌아보면 나이가 많든 적든 상관 없이, 마음의 내공이 부족한 이들이 참 많다. 이런 얘기를 하는 필자 역시 언제나 부족함을 느끼고 살지만, 정말 아닌 사람들에게는 한 마디해주고 싶다. 왜냐하면 올바른 대화를 하지 못하는 이들은 그 만큼 마음의 내공이 부족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상대방에게 늘 비수를 꽂는 말만 골라서 하는 사람이나, 늘 허풍을 떠는 사람, 빈정거리는 사람, 늘 남 얘기를 하고 다니는 사람, 상대방의 체면이나, 인격의 상처를 입히는 말을 거침없이 내뱉는 사람, 쌍스러운 말들을 입에 달고 다니는 사람은 문제가 심각하다.

남에게서 들은 이야기를 다른 사람에 전하는 것 역시 철저히 삼가야 한다. 설령 들은 이야기가 사실일지언정, 이야기의 주인공인 당사자가 자신의 얘기가 다른 이들 사이에서 돌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 기분이 불쾌해지는 것은 당연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당사자로부터 직접 들은 이야기가 아닌 제 3자로부터 들은 이야기라면 그 진위를 알 수 없기에 자칫하면 헛소문을 퍼트리는 일이 되는 것이다.

하지만 사람들 중에는 남의 얘기하길 좋아하거나 헛소문을 퍼트리기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다. 또 사실을 확인하지 못한 채, 마치 사실인양 쉽게 말하는 이들도 있다.

잘못된 정보를 퍼트리는 이는 처음에는 들어줄지 모르지만, 그것이 그 사람의 습성이고 인격이라면 그 사람과의 대화를 많은 사람들이 싫어하게 된다. 거짓말쟁이나 허풍쟁이는 어디서든 신뢰받지 못하는 것이다. 이런 사람들일수록 자기 과시욕이 강하며, 남들에게 우쭐한 마음을 드러내려 하는 것이다. 적어도 자신이 다른 사람에게 말을 건넬 때는, 확인되지 않은 잘못된 정보를 옮기는 것은 금물이다. 남의 말을 무책임하게 옮기는 것 역시 좋지 않다.

사람의 입밖으로 나오는 모든 말들은 그 사람의 인격이다. 그 사람의 마음과 사상을 대변하는 것이다. 더 나아가 그 사람 전부이며, 그 사람의 브랜드가 되는 것이다. 늘 남 얘기를 하며 험담하는 사람은 자신 스스로에게 자신감이 없는 이들이다. 늘 부정적인 말을 달고 다니는 사람은 부정적인 사고가 그를 지배하는 인격을 가진 이다. 늘 남에게 상처를 주고 비판하는 사람은 스스로 완벽하지 못한 사람이고 자신의 단점을 보지 못하는 이들이다. 늘 사람을 불쾌하게 하는 말을 일삼는 사람은 자신의 사상이 불쾌함으로 가득찬 사람이기 때문이다. 상대방의 욕을 일삼는 사람은 당사자에게 당당히 말을 못하고, 늘 다른 사람에 대한 욕을 퍼트리고 다니는 사람이다. 정작 본인은 더더욱 허물이 많은 사람이면서도 불행히도 자신의 잘못을 보지는 못하는 사람이다.

내가 퍼트리는 잘못된 소문으로 인해 다른 사람들이 나를 좋아하고 이야기의 당사자를 싫어하게 되겠지 생각하면 오산이다. 자기가 내뱉는 모든 말 버릇을 많은 사람들은 기억할 것이고, 상대방을 기억하는 데, 절대적 영향을 끼치는 것이다.

부정적인 말은 하지도, 듣지도, 전하지도 말라고 했다. 여러 사람을 파멸시키는 지름길인 것이다.

흔히, 사람들이 많이 쓰는‘죽겠다’,‘피곤해’‘짜증나’ 등의 말은 모두 자신의 심층 심리에서 나온 말로써 언어 심리학에서는 ‘심층 언어’라 부른다. 따라서 심층 언어에서 나온 이런 말들을 자주 사용하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실제로 그런 사람이 되고 만다. 그러므로 그 사람이 평소에 쓰는 말버릇이나 말하는 스타일은 그 사람의 성격을 100% 반영하는 것이다.

늘 나서기 좋아하고, 기분 나쁜 말로 남 험담하는 사람의 내면이 얼마나 성숙되었겠는가?

마음의 그릇도 작고, 생각의 내공도 얕은 사람이며, 진정성도 떨어지는 사람들인 것이다.

진정한 마음의 내공을 가진 이는 남 욕하는 데 급급한 사람이 아닌, 당사자에게 직접 다가가 부드럽게 충고할 수 있는 사람인 것이다. 충고와 조언이 완벽한 효과를 얻으려면, 처음에는 칭찬을 통해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들고 난 후 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인 것이다.

상대방을 높여 말하는 사람은 그 순간 나도 함께 올라가지만, 상대방을 비난하고 욕을 하는 순간 자신도 추락하고,남을 향해 쏘아올린 화살은 다시 되돌아와 자신의 가슴에 명중된다는 사실을 꼭 기억해야 할 것이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요즘, 새해 계획도 세우고, 많은 일들을 준비하겠지만, ‘마음의 내공 다지기’도 목록에 넣어두는 건 어떨까? 화자의 내공, 마음의 크기가 그 사람의 말에 반영되기 때문이다.

이서영 (아나운서) 미니홈피 www.cyworld.com/leemisunan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