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07-04-26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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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성의 알려져 오히려 미안”
[한겨레 2007-04-25 18:57]
[한겨레] “조그마한 성의를 표시했을 뿐인데 밖으로 알려져 오히려 미안한 마음입니다.”
군복무 대신 소방원으로 복무하는 제주서부소방서 119구조대 소속 의무소방원 김효권(26) 수방이 2년 동안 매달 받은 월급을 사용하지 않은 채 모았다가 206만원 전액을 최근 제주시 한림읍 금악리 성이시돌요양원에 전달했다.
전역 2개월을 남겨둔 김 수방은 2005년 4월 의무소방원으로 자원입대한 뒤 아예 통장을 만들었다.
제주도 출신인 김 수방은 외출 때도 용돈을 쓸 일이 없다고 생각하고, 제대할 무렵에 부모님을 기쁘게 해드리겠다는 마음으로 한 푼도 쓰지 않은 채 꼬박꼬박 저축했다. 의무소방원은 화재 및 구조, 구급활동 등 각종 사건사고 현장에서 소방활동 보조 업무를 하고, 혼자 사는 노인들을 대상으로 각종 봉사활동도 한다.
김 수방은 2005년 서귀포시 안덕면 119센터에 근무할 당시 충격적인 경험을 계기로 월급을 모아 쓸 곳을 다시 정했다. 그는 “혼자 사는 할아버지가 꽤 오래 거동을 하지 못한 채 혼자 집안에 방치된 채 대소변을 처리하고 있었고 음식은 다 썩어 있었다”며 “도저히 신발을 벗을 수가 없어 신을 신은 채 방안을 정리하러 들어갔던 게 마음에 걸려 조그마한 금액이지만 혼자 사는 노인들을 도와겠다는 생각을 가졌다”고 말했다.
고려대 법학과 2학년을 마친 김 수방은 작곡을 전공하기 위해 미국에서 2년 동안 음대에 다닌 적도 있는 특이한 경험을 갖고 있으며, “기회가 주어지면 국제기구에서 활동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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