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08-12-16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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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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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의인 12명 선정 …
보상금 최고 2억원
[중앙일보] 친구 구하고 익사, 이웃 구하고 전신 화상 올 7월 이동길(중 2)군은 경남 남해군 두곡·월포 해수욕장에서 친구가 수영을 하다 튜브를 놓치고 허우적거리는 것을 발견했다. 친구와 추억을 만들기 위해 해수욕을 갔던 이군은 순간 당황했다. 피서객들도 현장을 목격했지만 발만 동동 구르고 있었다. 친구의 생명이 위태롭다고 생각한 이군은 다급히 물속으로 뛰어들었다. 이군은 사력을 다해 친구를 구했지만 자신은 기진맥진해 물 밖으로 나오지 못했다.
조병남(57·경기도 여주·농업)씨는 올해 5월 옆집에 놀러 갔다가 불이 나 허겁지겁 빠져나왔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이웃이 쓰러진 채 화재 현장에서 나오지 못하고 있었다. 조씨는 불길을 헤치고 실신한 이웃을 밖으로 끌어냈다. 자신은 전신 3도의 심한 화상을 입었다.
보건복지가족부는 15일 ‘2008년 제4차 의사상자심사위원회’를 열고 이군과 조씨처럼 이웃을 구하려다 목숨을 잃거나 부상을 입은 ‘살신성인’ 의·사상자 12명을 선정했다. 9명은 물놀이나 화재 사고 현장에서 친구나 동료·이웃을 구하려다 사망했고 3명은 부상을 당했다. 특히 의사자 9명 중 7명은 모두 물놀이나 홍수 현장에서 다른 사람을 구하려다 변을 당했다. 저수지 주변에 주차한 차가 경사면을 따라 물에 빠지자 안에 있던 친구를 구하러 들어가 함께 익사한 이도 있었다.
최연소 의사자로 선정된 변지찬(당시 8세)군도 2005년 외가에 갔다가 친구 생명을 구하려다 사망했다. 집 주변 농수로에서 놀던 중 친구가 미끄러져 개천에 빠졌다. 변군의 형이 “위험하다”고 말렸지만 물속으로 뛰어들었다가 변을 당한 것이다.
서울 서초구의 하수관 공사에서 작업반장을 맡은 이승국(38)씨는 동료들의 생명과 자신의 목숨을 맞바꿨다. 이씨는 올여름 집중호우로 함께 일하던 인부들이 위험에 빠지자 직접 맨홀로 뛰어들었다. 이씨의 도움으로 인부 6명이 목숨을 건졌지만 자신은 미처 탈출하지 못했다.
난생처음 보는 사람을 위해 아낌없이 도움의 손길을 펼친 이도 있었다. 고속도로에서 사고로 부상당한 운전자를 돕다 사망해 8일 ‘시민영웅상’을 받은 이궁열(43) 목사도 이날 의사자로 선정됐다.
이 목사는 올 6월 1일 호남고속도로에서 발생한 9중 추돌사고를 수습하던 중 변을 당했다. 자신도 다쳤지만 다른 부상자를 구하기 위해 구급상자를 들고 현장을 누비던 중 생긴 일이었다.
◆범인 잡다 다치기도=김남호(35·자영업)씨는 자율방범대원으로 활동하던 올 9월 오토바이 날치기 상습범을 목격했다. 김씨는 도주하는 오토바이에 맨 몸으로 달려들어 범인을 잡았지만 이 과정에서 근육이 파열되는 부상을 당했다. 김씨는 척추장애 3급의 장애를 지녔지만 불의 앞에서 몸을 아끼지 않았다. 김경신(30)씨도 이웃의 오토바이를 훔치려는 범인을 잡으려고 격투를 벌이다 부상을 입었다.
보건복지가족부는 매년 네 번의 의사상자심사위원회를 열어 ‘의인’을 뽑고 있다. 심사위원은 공무원·경찰·의사·변호사·시민단체 소속 민간위원 등 13명이다. 사고 당시 관할 경찰서의 기록과 목격자·주민의 진술을 토대로 대상자를 선정한다. 남을 돕다 목숨을 잃은(의사자) 이에게는 1억9700만원, 부상자(의상자)는 다친 정도(1~9급)에 따라 1000만~1억9700만원의 보상금을 지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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