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08-08-12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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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간부직 박차고 귀농(歸農)… 10년만에 정착 성공"
양평에 '녹색체험마을' 일군 정경섭씨
▲ 대기업 간부를 그만두고 농촌에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는 정경섭(61)씨는“농촌 에서도 잘 살 수 있다는 성공모델을 만든 게 지난 10년 동안 가장 보람 있는 일”이 라고 말했다.
올해로 농촌생활 10년째인 정경섭(61·사진) 씨는 풀물 밴 면바지에 카우보이 모자 차림으로 밭에 심은 고추며 호박을 열심히 가다듬고 있었다.
정 씨는 연세대 화공과를 나와 브리검영대(석사), 미 유타대(공학박사)를 거쳐 현대건설 상무와 GS칼텍스 연구소장 등을 지낸 전형적인 도시인이었다. 그러다가 IMF 직전인 1997년 결단을 내렸다. "이리저리 치이는 직장 생활이 싫었다." 아내 유경화(41) 씨도 두말 않고 따라주었다.
5일 오전 10시 찾아간 경기도 양평군 양서면 양수리의 농촌 체험 농가 '그린토피아'(www.green-topia.com). 산뜻한 2층 팬션 건물 주위에 3만여㎡의 과수 밭이 펼쳐져 있다. 배, 사과, 포도, 복숭아 나무들이 모두 1500여 그루 심어져 있다. 도시 가족들이 과일을 따고 물놀이를 하며 농촌을 배우는 곳이다.
퇴직 이듬해인 1998년 가을. 정 씨는 모아둔 돈으로 양수리 땅 1만여㎡를 샀다. 그리고 배나무 500여 그루를 심어 나가기 시작했다. 그렇다고 무작정 부딪힌 것은 아니었다. 서울대 농생대 최고 농업경영자과정을 비롯해 귀농 창업대학, 농민대학 등을 찾아다녔다. 밤에는 인터넷을 붙들고 전자상거래를 공부했다. 그 결과 정 씨의 농가 '그린토피아'는 농림부지정 우수농업경영체, 농업인 홈페이지 경진대회 최우수상(농림부 장관상) 등 10여 개 농업 관련 타이틀을 휩쓸었다.
농가 60여 개의 작은 마을에 정 씨가 뿌린 씨앗은 '경쟁'과, 더 나은 농촌에 대한 '희망'이었다. 정 씨가 이곳에 처음 도착할 당시만 해도 이 마을의 가구당 연간 소득은 2000만 원 정도였다고 한다. 정 씨는 "농촌을 배워 나가는 과정에서 농촌이 살길은 도시인들을 찾아오게 만드는 '그린 투어리즘'뿐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됐다"고 했다.
현재 정 씨는 대기업 다닐 때보다 갑절 많은 소득을 올리고 있다. '양수리 과수마을' 전체에는 한 해 2만여 명의 관광객이 방문하고 있다. 마을 가구당 소득도 2배 이상 늘었다. 정씨는 "우리 농가들이 지금보다 더 잘 살 수 있는 길이 있다고 믿는다"며 "양수리 마을을 시설, 서비스, 프로그램 등에서 최고인 '명품 체험농장'으로 가꾸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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