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08-11-07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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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16분 연설’로 변화의 리더십 선점
버락 오바마 시대의 개막은 극적인 드라마다. 특이한 삶의 독특한 도전이었다. 흑인 대통령은 아메리칸 드림의 혁명적 진전이다. 기회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리더십의 위력적인 성취다.
오바마의 정치적 감수성은 행운을 낚아챌 때 빛났다. 4년 전 여름까지 그는 주(州) 상원의원에 불과했다. 그 무렵 기회가 찾아왔다. 민주당 전당대회 기조 연설자로 뽑혔다. 그는 한 번의 기회를 움켜쥐었다. “진보의 미국도, 보수의 미국도 없다. 우리에겐 하나의 미합중국만이 있다.” 16분 연설은 강렬한 파장을 던졌다. 통합과 변화를 자신의 브랜드로 등장시켰다. 그리고 차기 지도자로 급상승했다. 그해 11월 연방 상원의원에 처음 당선됐다. 기회 포착은 정치 게임의 우선적 재능이다.
경험 부족 문제는 그를 괴롭혔다. “준비 안 된 초보 상원의원, 경륜을 더 쌓아라”는 그를 향한 비난의 목소리였다. 공화당 존 매케인, 민주당 경선 때 힐러리도 그랬다. 오바마는 그런 논란을 도전과 기회 중시의 본능으로 이미 탈출했다. 그는 민주당의 승리 가능성에 일찍 주목했다. 대선의 기본 성격은 정권 심판이다. 이라크 전쟁 표류와 경제 침체로 부시에 대한 반감은 확산되고 있었다. 그렇다면 “4년 뒤보다 지금이 적기”라며 출마를 결행했다. 그의 통찰력은 돋보였다.
한국 정치도 같다. 기회는 김영삼 전 대통령이 주문처럼 정리했다. 그는 “기회라는 괴물은 예고 없이 온다. 그때 괴물의 목덜미를 대담하게 잡아라. 야망은 실현된다”고 말했다. 대선은 상대성 게임이다. 야구와 같다. 무명의 타자는 투수의 오만과 실책으로 살아 나간다. 노무현의 2002년 성공은 이회창의 자만과 실수 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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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초 부통령 후보 페일린 효과로 오바마는 역전당했다. 그때 금융위기가 터졌다. 부시 대통령의 오만과 실패는 국민적 환멸과 좌절을 키웠다. 매케인에겐 치명타였다. 오바마는 반사 이익을 얻었다. 부시는 오마바 당선의 1등 공신이다. 이명박의 1등 공신은 노무현이었다. 기회는 행운의 실리를 가져온다. 기회는 역량보다 중요하다.
오바마는 포착한 기회를 짜임새 있게 관리했다. 그는 이미지 공세에 나섰다. 먼저 '롤(role·역할) 모델'을 설정했다. 자신이 내놓은 변화의 시대 정신에 그것을 투영했다. 그리고 유권자의 감성을 자극했다. 에이브러햄 링컨은 그의 롤 모델이다. 링컨은 미국의 위대한 대통령이다. 링컨과 오마바의 정치적 고향은 일리노이주다. 두 사람은 변호사다. 정치 역정도 길지 않다. 링컨은 연방 하원의원을 지냈지만 상원에선 두 번 낙선했다. 링컨의 무기도 연설과 토론이다. 오바마는 결론을 내렸다. “대통령은 경험보다 변화와 비전, 용기와 신념이 중요하다. 미국을 바꿀 수 있다.” 그의 메시지는 국민의 상상력을 장악했다. 롤 모델 전략은 그 점에서 효력을 입증했다. 존 F 케네디와 마틴 루서 킹 목사도 그의 롤 모델이다. 케네디의 리더십 상징은 세대교체와 변화다. 그는 킹 목사로부터 흑백 평등, 연설과 대중 동원의 기법을 채용했다.
위기가 있었다. 흑인 목사 제레미아 라이트의 “갓 댐 아메리카”(빌어먹을 미국) 발언 파문 때다. 그것은 민감한 흑백 문제를 건드렸다. 라이트는 그의 종교 스승이다. 오바마는 정면 돌파를 선택했다. 그는 “분열된 미국을 치유하자”며 감동의 연설을 했다. 그 연설로 위기는 기회로 바꿔졌다. 브래들리 효과(인종주의 투표)를 막는 예방주사로 작용했다.
오바마는 변화의 리더십을 한반도에 적용할 것이다. 그는 북한 김정일과의 회담을 예고했다. 북핵 문제는 교착상황이다. 그는 상황을 깰 기회를 탐색할 것이다. 장애물은 많다. 인권은 오바마의 정체성이다. 그는 북한의 인권 참상을 외면하지 않을 것이다. 북·미 관계는 유연함 속에 강경한 기류도 흐를 것이다. 오바마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불신하고 있다. 자동차 분야는 불만의 핵심이다. 한국엔 부담이다. 그는 한·미 동맹의 필요성을 확신하고 있다. 그렇지만 보다 실용적 잣대를 댈 것이다. 오바마의 등장은 한·미 관계를 새롭게 격상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그것은 이명박 리더십의 기회이며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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