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09-01-14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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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이지연
 조회 :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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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인이 들려주는 삶의 지혜
'행복한 걸인 사무엘' 출간
“걸인은 인간의 본성을 상징하는 듯 했다. 선하지만 한없이 약한, 살아있기 위해 타인을 필요로 하지만 그 점을 부끄러워하지 않는! 사실 우리 모두에게는 걸인의 모습이 잠재해 있다.”(184쪽)
프랑스 작가 브누와 생 지롱의 소설 ’행복한 걸인 사무엘’(은행나무 펴냄)은 ’어떻게 살아야하는가’에 대한 답을 찾는 이야기다.
특이한 점은 그 답을 찾도록 도와주는 인물로 교수나 지도자가 아닌 걸인을 등장시킨다는 것이다.
소설은 가난한 실업자 사무엘의 이야기와 언제나 불만 가득한 억만장자 장-자크의 이야기를 교차해 서술한다.
도서관을 찾아 자기계발서 코너를 기웃거리던 사무엘에게 한 사서가 다가와 ’당신이 찾고 있는 책’을 보여주겠다고 한다.
사서가 전해준 파란 책에는 “이 책에 대해서 절대 말하지 말라”는 규칙과 함께 몇 가지 ’생의 규칙’이 띄엄띄엄 적혀있다.
한편 장-자크는 옛 여자친구의 자살 소식을 듣고 충격에 빠져 있던 중 한 걸인을 만난다. 걸인은 장-자크에게 철학적인 이야기를 늘어놓은 후 장-자크가 내민 동전도 거절한다.
별개처럼 보이던 두 이야기는 후반으로 가면서 하나로 합쳐진다.
작가는 파란 책에 담긴, 얼핏 식상해보이는 ’생의 규칙’들과 장-자크와 걸인의 대화를 통해 현대인들이 잊고 지내던 소중한 삶의 가치들을 일깨운다.
“행복의 필수 조건이 뭔지 아나? 그건 바로 생명이야. 살아있는 것만으로 충분히 행복해질 수 있단 말이지. 살아있어야 행복감도 느낄 수 있는 것 아니겠나?”(118쪽)
물질주의에 빠진 서구 현대인들을 위해 이 책을 썼다는 작가는 한국 독자들을 위한 서문에서 “걸인을 필요로 하는 삶은 이제 서구사회에만 국한된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며 “이 책 속에서 걸인이 주는 짧고 단순한 메시지가 서양이나 동양 할 것 없이 필요한 것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연 옮김. 260쪽. 1만2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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