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드The Road
코맥 매카시Cormac McCarthy, 정영목 옮김, 문학동네 2008
코맥 매카시의 소설 '로드The Road'를 읽고 나는 나의 그 때 그 시절을 떠올리게 되었다.
'로드'는 모든 것이 파멸된 세상속 길 위에선 한 남자와 그의 아들이 살아가는 이야기이다.
소설은 줄거리는 단순하다. 그러나 이해하기 힘들다. 많은 유명한 고전들이 그러하듯 읽는이가 어떻게 받아들이는
가에 이야기의 가치가 달려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래서 억지로 이해하려 들지말고 그냥 읽히는대로 편하게 받아들이기로 했다.
난 이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왜 이런 극한 상황이 만들어 졌을까?
세상은 왜 잿더미가 되고 아버지와 아들은 길위에 나오게 되었을까? 하는 물음을 계속 품고 있었다.
하지만 그 물음은 끝까지 해결되지 않았다.
단지 이들은 주변의 위험들 속에서 그렇게 긴박하지는 않지만 처절하게 생존해 나간다.
그리고 남쪽으로 걸어간다.
남쪽 해변에 무엇이 있는지 정확히 모르지만 그곳에 있을 막연한 희망을 찾아 배고픔과 추위와 싸워가며 남자와 아
들은 걸어간다.
이야기의 배경은 참으로 음울하다.
모든것은 불에 타버리고 생명의 흔적이라고는 썩어버린 시체밖에 없으며 하늘도 바다도 온통 잿빛으로 드리워진 세
계다.(소설속 배경에 대한 묘사가 정말 탁월하다)
이런 상황, 이런 세상 속에서 어렵게 살아 가느니 차라리 죽어서 영원한 안식을 얻는게 낫지 않을까하는 생각까지
들 정도다.
굶주림과 추위, 병, '나쁜사람들'의 위협과 싸워나가며 걸어가다 길의 끝에 다다른 남자는 결국 죽고 아들은 새로운
어른을 결국 죽고 아들은 새로운 어른을 만나게 된다.
이야기를 읽는 내내 고통스러웠다
. 잘 읽히지 않는 문체는 둘째치고 계속되는 절망과 시련의 반복을 대하기가 솔직히 버거웠다.
마지막에 남자가 죽고 아들이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는 장면은 가브리엘 뱅상의 그림책 '떠돌이 개'의 마지막 장면
만큼 감동적이었다.
주인공 떠돌이 개역시 주인에게 버려져 시련을 겪으며 길을 헤메다 마지막에 또 다른 주인을 만나게 된다.
그러나 '로드'의 어린 아이가 아버지를 잃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났을 때가 떠돌이 개가 새로운 주인을 만났을 때보
다 훨씬 찡-하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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