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 지혜 있는 자의 삶에 귀한 보배와 기름
 
 
 
 
오늘날 성실히 일해서 돈 벌고 그 돈으로 알뜰한 소비 생활을 유지하면서 착실히 저축을 이어가는 것은 가난한 삶의 생활유형이 된 반면, 그보다는 고도의 재테크를 해서 근로소득 외의 자산소득을 만들어 내는 것이 부유한 삶의 생활유형이 되었다.

그런데 부유한 삶을 향한 이러한 허상은 상당히 많은 중산층이 무모한 선택을 저지르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현재 우리나라는 중상위 계층 평균 소득(348만원) 중 처분 가능한 소득 27.7%를 부채 상환에 돈을 쓰는 현실이 되었고, 또 상류층으로 분류되는 월 소득 평균 (558만원)도 처분 가능 소득의 22.8%를 부채 상환에 쓰고 있다(하나경제연구소 자료).
 
이렇듯 우리는 인류 역사상 가장 풍요로운 사회에 살고 있지만 저축은 커녕 빚에 의존하며 간신히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은 것이다. 그렇다면 그리스도인 청지기들에게 하나님이 맡기신 자금을 어떻게 관리하는 것이 과연 지혜로운 행동인가? 이번 칼럼에서는 성경적 원리에 따른 저축에 관한 개념과 방법을 알아보기로 한다.
 
1. 저축하는 이유
저축이 없는 상태에서 직업을 잃거나 예상 밖의 주요비용이 발생하면 빚을 지거나 다른 사람들에게 손을 벌릴 수밖에 없다. 이런 면에서 저축의 목적은 당장 써버리는 대신 미래에 생길 수 있는 일을 위해 자원을 보존하는 것이다.
 
“지혜 있는 자의 집에는 귀한 보배와 기름이 있으나 미련한 자는 이것을 다 삼켜버리느니라”(잠 21:20). 개미라 하더라도 여름에 식량을 준비해놓지 않으면 겨울에 고생할 것을 안다.
 
성경에는 구체적인 목적이 있는 저축은 격려한다. 가족휴가나 집수리 등을 위해 단기적으로 저축할 수 있다. 요셉의 경우에서 보듯이 장기적인 저축으로 은퇴 후의 소득 감소를 대비할 수 있고, 10년 후의 자녀 대학학자금을 위해 조직적으로 저축할 수 있다. 또한 하나님 나라의 확장을 위한 목표를 가지고 저축할 수도 있다.

반면 저축에 대한 잘못된 이유들도 있다. 욕심 때문에, 단지 구두쇠이기 때문에, 미래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돈을 모을 수 있다. 이러한 마음의 자세는 하나님으로부터 자신을 차단하며 그의 공급하심과 보호하심에 더 이상 의존하지 않으려는 태도를 보여준다. 반대로 저축하지 않는 이유가 가진 것을 의존하지 않고 다른 사람의 필요를 채우기 위해 나누어야 한다는 믿음과 확신 때문이라면 마가복음 12장의 가난한 과부와 고린도후서 8장에 나오는 마케도니아 그리스도인의 무리에 속한다. 그러나 문제는 방종이나 준비와 절제의 부족 때문에 저축하지 않는다면 하나님이 축복하지 않으신다는 것이다.
 
2. 저축과 축적의 구분
‘저축’은 뚜렷한 목적을 가지고 미래의 필요에 책임을 다하는 것이므로 다른 사람들에게 기대는 것을 피할 수 있다. 반면 ‘축적’은 저축이 극단으로 간 것으로 재난을 대비한다거나 필요를 보충하는 것 이상의 어떤 목적도 없이 쌓기만 하는 것이다.
 
이 움켜쥐는 것의 예는‘어리석은 부자의 이야기’(눅 12:18-21)에서 찾을 수 있다. “한 부자가 그 밭에 소출이 풍성하매 심중에 생각하여 가로되 내가 이렇게 하리라. 내 곡간을 헐고 더 크게 짓고 내 모든 곡식과 물건을 거기 쌓아 두리라. 또 내가 내 영혼에게 이르되 영혼아 여러 해 쓸 물건을 많이 쌓아 두었으니 평안히 쉬고 먹고 마시고 즐거워하자 하리라.”

이렇듯 ‘축적’은 다른 사람을 충분히 도울 수 있고 도와야 하는 상황임에도 그 요청을 외면하면서까지 자신의 재정적 확충을 위해 움켜쥐는 것을 말한다. 우리가 개미에게서 배우는 또 다른 교훈이 있다. 날씨가 안 좋으면 개미탑이 커지고 날씨가 따뜻할수록 개미탑은 작아진다. 그 이유는 개미는 다가오는 겨울을 위해서만 저축하지 다가오는 10년의 겨울을 준비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저축과 축적의 차이는 단순히 금액에 있는 것이 아니라 태도에 달려 있다하겠다.
 
3. 은퇴를 위한 저축
이것이 잠언에서 칭찬하는 미래를 예측하여 세운 적절한 계획인가, 아니면 하나님이 공급해 주지 않을 경우를 대비하는 후속조치로 하나님을 신뢰하는 것에 대한 대안인가? 많은 재정상담가들이 당신에게 은퇴를 위해 충분히 저축하고 있지 않다고 말할지 모른다. 그러나 성경을 읽을 때 당신이 너무 많이 쌓고 있다는 생각에 놀라지는 않는가?

지나치게 넉넉한 은퇴계좌를 유지하는 것이 어리석은 부자가 미래를 편안하고 안전하게 살기 위해 축적한 것과 근본적으로 무엇이 다른가? 하나님은 은퇴를 포함하여 미래를 위해 저축하는 것을 금지하기보다 격려 하시지만 어리석은 부자의 예에서 보듯이 “축적하지 말고 망설임 없이 주라”는 명확한 지시를 하셨다. 따라서 은퇴를 위한 저축으로 얼마가 적절한가는 하나님과 상의해서 결정해야겠지만 지나치게 많은 돈을 축적해 두려는 계획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은퇴를 위한 저축에서 고려할 내용은,
1. 평균수명의 연장으로 은퇴 후에도 이삼십년을 위한 자금이 필요하다. 구체적인 계산으로 계획을 세우는 것이 필요하다.
 
2. 은퇴준비는 가능한 한 일찍 시작하는 것이 좋다.
 
3. 노후자금 준비가 적절하게 되면 그 이상 더하려 애쓰지 말고 하나님께 대하여 부요한 자로 베푸는데 전력을 다한다.
 
“누구에게나 마지막을 준비해야 할 시기는 분명히 온다. 그때가 되면 분명 몹시 힘들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노후를 대비하여 미리부터 저축한다. 그런데 우리는 왜 돈만큼 중요한 어떤 것, 영혼을 위한 저축은 하지 않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