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게송 莫逐有緣하고 勿住空忍하라 막축유연 물주공인
세간의 인연도 따라가지 말고 출세간의 법에도 머물지 말라.
해설:
莫逐有緣 勿住空忍
막축유연 물주공인
세간의 인연을 따르지 말고,
출세간의 법에도 머무르지 말라.
세간의 인연을 따른다는 것은,
모든 존재가 객관적으로 존재한다고 믿는 것이며,
이것을 유연이라 한다.
즉 유아의 견해이며 상견이라 한다.
그래서 존재가 변하지 않고 항상 한다는 생각을 따르지 말라는 것.
물질의 가치는 본래 없지만 중생계에서는 가치가 부여된다.
이것은 새것이냐 헌 것이냐? 가짜냐 진짜냐?
속에는 새로운 견해가 개입되어있다.
새것이냐 아니냐 하는 것은 이미 새것이 좋다 그리고 가치가 있다는 뜻을 포함하고 있다.
꿈에 보석을 잃어 버렸다. 너무 아까워.. 그러나 깨니 꿈이다. 전혀 아깝지 않다.
꿈이란 주관에 사로잡혀있는 세계이다.
유연은 이와 같이 세상에 가치가 있다 하는 것이고,
아무것도 없다 하는 공인(공)이다. 유연에도 따르지 말고 공에도 머무르지 말라.
공은 좋은 건데 왜 머무르지 말아야하는가?
옷은 입는 게 낫다. 그러나 목욕탕에서는 옷을 벗는 게 진리다.
옷을 입는 게 좋다하는 것은 세간적 사고이다.
벗는다 하는 것은 출세간의 사고이다.
물질의 가치가 있다하더라도 본래는 없는 줄을 알아야한다.
그러나 중생계에서 가치가 매겨지기도 한다.
세상은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하다.
존재의 참모습은 큰 것도 작은 것도 아닌 그냥 한 물건이다
이것이 제법이 공한 이치이다.
10게송 一種平懷하면 泯然自盡이라 일종평회 민연자진
한 가지를 바로 지니면 사라져 저절로 다하리라.
해설:一種平懷 泯然自盡
일종평회 민연자진
한 가지(중도)를 바르게 지니면,
모든 번뇌가 저절로 끝이 난다.
‘한 가지를 바르게 지니면 자연스럽게 저절로 다해버린다.’
이때의 한 가지는 중도이다.
절문은 일주문이라 불리지만, 다른 곳에서는 불이문이다.
옳은 것도 그른 것도 아니다. 이것이 둘 아닌 도리이며 그것이 일종 일주이다.
‘옷을 입어야 한다와 벗어야 한다’ 가 둘인 도리이다. 이치를 알아버리면 둘을 떠난다.
다만, 인연을 따라서 저절로 입기도 하고 벗기도 한다.
‘모두 공이다.’ 하면 공상을 그린 것이다. 이건 공이 아니다. 잘못이다.
본래 공하지만, 우리들에겐 '옳니, 그러니' ‘맞으니 틀리니’하고 비친다.
이것이 꼭 객관적인 것 같은 현실이다.
그러나 이걸 따르면 전도몽상이 되고, 본질(공)을 논하면 현실과는 맞지 않다.
그래서 공하지만 업식을 따라서 비침으로, 마음에 비친 이것을 객관화시키지는 말아야한다.
가다가 스스로 자각해야한다. ‘어, 나의 주관을 객관화 시켰다.’ ‘
또 나의 기준으로 세상을 본다.’ 이렇게 자각을 해 나가야 한다.
그래서 항상,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제가 보기에는 이렇습니다.’ 이렇게 말해야 한다.
상대의 의견을 수렴하는 자세가 되어야 한다. 다름이 다툼이 되지 않아야 한다.
솔직한데 고집은 하지 않는다.
그러면 삶과 인간관계가 조금씩 자유로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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