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06-10-28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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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피탈그룹의 성공신화 그 비결은…
성공비결 … 1. 개별 기업에 대한 분석에 기초해 투자 결정
2. 투자결정이 나면 주요주주 될때까지 집중 투자
3. 자산 1000조 될 때까지 동일한 철학·투자행태·인력 유지
글로벌 기업인 삼성전자의 주식을 한때 12%까지 보유, 단일 최대 주주에 올랐던 미국의 자산운용사는? 대구은행의 단일 최대주주(11.19%)이며, 국민은행·신한금융지주·부산은행의 주요 주주(5% 이상 보유)이기도 한 이 회사는?
정답은 미국의 3대 자산운용사 중 하나인 캐피탈그룹(The Capital Group Companies) 이다. 이 그룹은 지난 10여년 동안 한국 기업에 대해 상당히 우호적인 시각을 가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우리와 꽤나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는 뜻이다. 운용자산은 1929년 창업 당시보다 약 1000배(2004년)나 성장했다. 이처럼 지속적이고 안정적이면서도 놀라운 성장속도를 보여준 사례는 찾아보기 쉽지 않다.
저자는 이 책에서 누구나가 한 번쯤 일했으면 하는 매력적인 직장인, 한 글로벌 자산 운용사의 성장 과정을 주요 인물과의 대화·에피소드·경영 과제를 중심으로 풀어가고 있다.
캐피탈그룹은 존러브레이스가(家) 2대와 그들과 세대는 다르지만 공유 의식을 가진 상위 경영진(senior associate), 미래지향적 아이디어를 중시하는 애널리스트(associate), 독 립 적 으 로 운 용 되 는 전 속 영 업 인 력(American Fund Distributor), 신의를 중시하는 일반직원들이 합심해서 일궈낸 결과라 할 수 있다.
캐피탈그룹의 성공 원인은 한마디로‘상하를 가르지 않는 상호 존중의 기업문화’에 있다. 상호 존중의 기업정신은 창업주인 존 러브레이스(1895~1979)의 철학에서 쉽게 엿볼 수 있다. ‘탐욕을 경계하라’(Don’t be greedy)과‘공명정대하라’(Be fair)를 반복하는 이 메시지는 어쩌면 너무나도 당연하게 들리지만 탐욕이 팽배한 투자시장에서 쉽게 잊혀지는 명언(名言)이다. 실제 캐피탈 그룹은 자산운용업계에서 단기 투자손실이나 단기 투자수익률에 연연하지 않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캐피탈그룹으로부터 배울 점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우선 조사분석(research)에 기초한 투자결정 체계를 갖추고 있다. 지수추종형이나 포트폴리오 분산에 의한 방식과 달리 개별 기업에 대한 분석에 기초해 투자 유무를 결정한다. 또 투자의 사후수익률보다 투자에 대한 사전적 판단이 옳았느냐를 중시한다. 일단 최선을 다해 투자한 이후에는 결과를 기다리는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의 태도라고도 말할 수 있다.
분산투자보다 집중투자를 선호하는 것도 캐피탈그룹의 특징. 특정 기업에 대한 투자결정 승인이 나면 주요 주주 또는 최대 주주가 될 때까지 매입하는 경향을 보여준다. 그만큼 투자 결과에 대해 장기적 확신을 갖고 있다는 뜻이다. 투자 결정 이후의 매매는 캐피탈그룹 내포트폴리오 관리자가 결정하지만, 투자 대상을 선정할 때는 글로벌 시장에 퍼져있는 관련 전문가들이 폭넓게 참여한다.
투자 결정 과정에서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중시하지만, 해외 진출이나 신흥국가 투자·기관시장 진출 등에 있어서는 보수적인 태도를 취해왔다. 보수적 태도는 투자자의 자산을 중시하는 자세에서 비롯된 것으로 저자는 해석하고 있다.
애널리스트들이 1600여명에 이르고 운용자산의 규모가 1000조에 이를 때까지 동일한 철학, 동일한 투자 행태, 동일한 기업 문화, 동일한 자질의 인력을 계속 유지하고 있는 것은 놀랄 만한 일이다.
자산운용업은 금융업 중에서도 인적자원(human capital)의 자질 및 윤리의식이 어느 분야보다 중요한 업종이다. 몇 번의 위기를 거치긴 했지만, 캐피탈그룹이 이를 극복하고 80년을 이어왔다는 사실이 부럽기만 하다.
캐피탈그룹의 신화는 금융강국의 슬로건을 내건 우리나라 금융인에게‘꿈’이다. 그 꿈은 너무나도 평범하지만 올바른 기업 철학을 갖고, 다음 세대를 위해 자신의 온 재산과 생애를 바쳤던 창업자에 의해 가능했다.
우리나라 금융시장은 지금 자본시장통합법 제정, 동북아 금융허브 추진 등을 통해 미래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이 책은 이런 우리에게 서두르지 말고, 인내심을 갖고 묵묵히 걸어갈 것을 주문하고 있다. 싱가포르 정부는 자국에 캐피탈그룹의 아시아지역본부를 유치하면서 싱가포르의 젊은 애널리스트에 대한 교육과 지도, 의견 교류를 캐피탈 측에 요청 하기도 했다. 금융업의 관건이 과욕·조바심·돈이 아니라 바로 사람에 있음을 되새기게 하는 대목이다.
이 책은 우리나라 금융시장의 새로운 도약을 추구하고 책임져야 할 현재, 그리고 미래의 금융인들에게 무엇이 올바른 꿈인지를 곰곰 생각하게 하는 데 모자람이 없는 수작이다.
찰스 엘리스
자산운용 및 투자분야의 전문가. 30년 간 그린위치 컨설팅그룹에서 일하며 세계적인 금융 기관들을 상대로 투자 자문을 해왔다. 뉴욕대 박사, 하버드대 MBA 출신. 예일대와 하버드대에서 경영투자관리를 강의했으며, 하버드 비즈니스스쿨 이사회 임원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6권의 저서를 집필하고 비즈니스 관련 잡지에 100여 개의 칼럼을 쓰는 등 투자·금융분야의 전문가로 다양한 활동을 펼쳤다.
Key Sentences
대부분의 가치투자자들은 주가수익비율, 배당수익률이 높거나 자산 규모가 큰 주식에 투자가치를 둔다. 반면 캐피탈그룹은 현재 주식시장이 평가하는 것보다 수년 이후 미래에 기대 이상의 인정을 받을 수 있느냐를 기준으로 가치를 평가한다.”
“캐피탈은‘노스타(no-stars)주의’를 지향한다. 스타가 없기 때문에 조직 내 승자와 패자 사이에 일어날 수 있는 갈등과 당파주의를 회피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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