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07-08-06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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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분석학과 추리소설의 완벽한 만남! 프로이트와 융, 미국의 연쇄살인을 해석한다
제드러벤펠드지음/박현주옮김
행복에 있어서 수수께끼란 없다.
불행한 이들은 모두 똑같다. 오래전부터 그들을 괴롭혀온 상처와 거절된 소원, 자손심을
짓밟힌 마음의 상처가 불길처럼 활활 타오르다가 경멸로 인해, 더 심각하게는 무관심으로
인해 꺼져버런 사랑의 재가 되어 불행한 이들에게 달라붙어 있다. 아니, 그들이 이런 것들
에 달라붙어 있다. 그리하여 불행한 이들은 수의처럼 자신들을 감싸는 과거의 그림자
속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행복한 이는 뒤돌아보지 않는다. 앞을 바라보지도 않고,
다만 현재를 산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곤란한 점이 있다. 현재가 결코 가져다주지 않는 게 하나 있기 때문
이다. 바로 의미다
행복해지는 방법과 의미를 얻는 방법은 다르다. 행복을 얻기 위해서는 순간을 살아야 한다
단지 순간을 위해서만 살아야 한다. 그렇지만 의미를 , 꿈과 비밀과 인생에 대한 의미를
얻고 싶다면, 아무리 어둡더라도 과거를 돌아볼 줄 알아야 하며, 아무리 불확실하더라도
미래를 위해 살아야 한다. 그리하여 자연은 행복과 의미를 우리 앞에 대롱대롱 흔들어대며
둘 중 하나만을 선택하라고 다그친다.......................
"우리 언젠가 서로 기탄없이 얘기를 떨어놓고는 했네." 프로이트가 말했다. "지금도 그렇게할 수 있을까?"
"제가 하고 싶은 말입니다." 융이 대답했다. "특히 저는 이제 박사님의 가부장적인 권위에서 스스로 벗어났으닌까요."
프로이트는 허를 찔린 티를 내지 않으려고 무던히 애를 썼다. "그래, 좋아, 커피를 들겠나?"
"아니, 괜찮습니다. 그래요. 바로 어제로군요. 박사님께서 자신의 권위를 고수하려고 던 백작의 꿈에 관한 진실을 계속 숨기기로 햇을때부터요. 박사님도 역설을 아시겠죠. 박사님은 권위를 잃을까봐 두려워했고, 그 결과 권위를 잃게 되셨죠. 박사님은 진실보다 권위에 더 신경을 썼습니다. 저한테 권위는 진실에 견줄 바가 못 되지요. 하지만 이런 식이 더 낫습니다. 박사님의 대의는 제가 독립해야 뻗어나갈 수 있으닌까요. 실제로, 이미 그 대의는 뻗어나간 셈입니다. 저는 근친상간의 문제를 풀어냈습니다!"
홍수처럼 쏟아져나온 단어들 속에서 프로이드가 한 단어를 집어냈다. "대의라니?"
"뭐라고요?"
"자네가 그러지 않았나. '박사님의 대의'라고."
"그런 말 안 했는데요."
"했네. 이번이 두 번째일쎄."
"음, 그건 박사님의 대의죠, 아닙니까? 박사님 것이기도 하고 제 것이기도 하죠. 이제 그 대의는 매우 강해졌습니다. 제 말을 들으셨죠? 근친상간의 문제를 풀었다는 소리요."
"풀었다' 는 게 무슨 뜻인가? 프로이트가 물었다. "무슨 문제를 풀어?"
"다 자란 아들은 실제로는 어머니를 성적으로 갈망하지 않는다는 걸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그 나이가 되면 어머니는 핏줄이 불거지고 젖가슴도 쳐졌을 뗀데 그럴 리 없죠. 누구나 뻔히 아는 사실입니다. 또 삽입이라는 개념을 조금도 알 리 없는 유아기의 아들도 그렇습니다. 그렇다면 왜 성인의 신경증은 그처럼 자주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를 중심으로 돌고 있는 걸까요? 박사님의 임상 사례도 그렇고 제가 확인한 바로도 그렇지 않았습니까? 지난밤 꿈에 해답이 떠올랐습니다. 성인의 갈등은 유년기의 체험을 재발시킵니다. 신경증 환자의 억압된 리비도는 유년기의 경로 속으로 다시 밀려 들어가게 되죠. 박사님께서 늘 말씀하신 대로입니다! 거기서 한때는 특별한 가치를 지녔던 어머니를 발견하게 됩니다. 리비도는 어머니에게 들러붙게 되죠. 실제로는 어머니를 한 번도 욕망한 적이 없지만요"
이 발언을 듣자 기묘한 신체 반응이 지그문트 프로이트에게 일어났다. 대뇌 피질을 둘러싼 혈관에 피가 몰려 고통스러웠고, 머리에 둔탁한 느낌이 들었다. 프로이트는 침을 삼켰다.
"자네는 지금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를 부정하는 건가?"
"전혀 아닙니다 어떻게 그럴 수 있겠습니까? 그 용어를 만든 사람이 전데요."
"콤플렉스라는 용어는 자네가 만들었지." 프로이트는 대답햇다.
"그렇다면 자네는 콤플렉스 개념을 그대로 유지하되 오이디푸스를 부정하는 게로군."
"전혀 아닙니다!" 융이 외쳤다. "저는 박사님의 근본적인 통찰을 모두 고수하고 있습니다. 신경증 환자들은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죠. 그들의 신경증이 어머니를 성적으로 갈망하도록 믿게 만는다는 겁니다."
"그렇다면 실제로는 근친상간에 대한 욕망이 없다는 말이군. 건강한 사람들에겐 말일쎄."
"심지어 신경증 환자들에게도 그런 욕망은 없습니다! 놀라지 않습니까. 리비도가 유년기의 경로로 밀려 들어가기 때문에 신경증 환자들에게 모친 콤플렉스가 생겨나는 겁니다. 그들은 망상에 빠져 자기 자신을 벌하고자 하는 이유를 얻게 된 셈이죠. 한 번도 가진 적이 없는 욕망을 두고 죄으식을 느끼는 겁니다."
"알겠네. 그렇다면 환자의 신경증 원인은 무언인가?"
"현재 겪고 있는 갈등이겠죠. 그게 무엇이든 신경증 환자가 인정하고 싶지 않은 욕망, 환자 자신이 직면해야한 하는 삶의 과업이 원인입니다."
"아, 현재의 갈등이라." 프로이트가 대답했다. 박사는 이제 머리가 무겁지 않았다. 대신 기묘하게도 머릿속이 맑아졌다.
"그러면 환자의 성적인 과거를 깊이 파고들 이유가 없겠군, 아니 유년기 전체를 들여다볼 필요가 없지."
"정확합니다. " 융이 말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해본 적도 없습니다. 순전히 임상 진료의 시각에서만 본다면, 현재의 갈등을 밝혀내야 하고 이를 해결해야만 합니다. 유년기에서 온 성적인 체험이 재발되어 밖으로 드러나게 되죠. 하지만 이는 미끼이고 덫입니다. 신경증을 회피하고자 하는 환자들의 노력이죠. 지금 이 모든 내용을 다 적고 있습니다 .성의 역할을 축소함으로써 정신분석학의 지지자들을 얼마나 더 끌어모으게 될지 한번 두고 보십시오."
"아, 아예 그것도 같이 없애버리지 그러나. 그러면 훨씬 더 잘된 뗀데." 프로이트가 말했다.
"질문을 하나 해도 되겠나? 근진상간을 실제로 욕망한 게 아니라면, 왜 금기가 되었나?"
"금기요?"
"그래, 아무도 근친상간을 욕망한 적이 없다면, 이제껏 있어온 모든 인간 사회에서 왜 근친상간이 금기가 되었다고 보는가?"
"왜냐하면......... 왜냐하면..........실제로 욕망하지 않아도 금기가 되는 것들이 많기 때문이죠?
" 그 예를 하나만 대보게."
"글쎄요. 많이 있습니다. 너무 많죠."
"하나만 대보라닌까."
"그게.......예를 들어 , 선사시대의 동물 숭배, 토템, 그러니까 그것들은, 아........" 융은 문장을 끝맺을 수 없었다.
"하나만 더 물어봐도 되겠나? " 프로이트가 말햇다.
"자네는 이런 통찰을 꿈의 해석에서 얻었다고 했네. 그 꿈이 뭐였는지 궁금하군. 어쩌면 또 다르게 해석할 수도 있지 않을까?"
"꿈의 해석에서 얻었다고 한 적은 없습니다. 꿈속에서 얻었다고 했죠. 실제로 깊이 잠이 든 상태도 아니었습니다."
" 잘 이해가 안 되는데."
" 밤에 잠이 들기 전에 들리는 목소리를 아시지 않습니까. 저는 그 목소리에 주의를 기울이도록 훈련해왔어요. 그 목소리 중 하나가 고대의 지혜로 제게 말을 건 겁니다. 저는 줄곤 그 목소리의 주인을 보고 있었죠. 나이 든 노인에다 이집트 영지주의자로, 필레몬이라고 하는 이입니다. 실제로는 환상이죠. 바로 그 사람이 제게 비밀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프로이트는 대답하지 않았다.
"박사님이 불신하는 기색을 보여도 저는 움츠러들지 않아요. 천국과 지상에는 더 많은 것들이 있죠, 헤르 프로페서, 박사님의 심리학에서 꿈꿀 수 있는 것 이상으로."
"아마도 그렇겠지 , 하지만 목소리에 이끌려서란 말인가, 융?"
" 제가 박사님께 잘못된 인상을 주고 있는 것 같군요. " 융이 대답했다
" 저는 필레몬의 말을 이유 없이 받아들이진 않습니다. 원시의 모성숭배 신앙을 해석하면 그의 말이 적절합니다. 확실히 말씀드리지만 처음에는 저도 그의 말을 믿지 않았습니다. 저도 몇몇 가지에 이의를 제기했습니다만, 그때마다 그는 답을 주었습니다."
"그외 대화도 한단 말인가?"
" 박사님은 제 이론상의 혁신이 그다지 마음에 안드시나보군요."
" 나는 그 출처가 걱정스럽네."
"아닙니다. 박사님은 자신의 이론인 성 이론을 걱정하는 겁니다."
눈에 뜨게 융의 분노가 깊어졌다.
"그래서 화제를 바꾸어 제가 초자연적인 존재와 대화를 나눴다고 인정하도록 미끼를 던지시는 군요. 저는 그 미끼를 물지 않을 겁니다. 객관적인 이유가 있으니까요."
" 성령으로 부터 받은 것 말인가?"
" 박사님이 그런 현상을 경험하지 못했다고 해서 그런 현상이 존재 하지 않는다는 뜻은 아닙니다."
" 그 말은 인정하네. 하지만 증거가 있어야지. 융."
" 제가 그를 봤다고 하지 않습니까! " 융이 소리 쳤다. "그게 어째서 증거가 안 된다는 겁니까? 그 사람은 파라오들이 자기 아버지들의 이름을 기념비에서 어떻게 파냈는지를 내게 묘사하면서 흐느꼈습니다. 제가 알지도 못한 사실이지만 나중에 확인해보니 맞더군요. 무엇이 증거가 되고, 무엇이 증거가 되지 않는지 말할 수 있는 박사님은 누구입니까? 박사님은 결론을 미리 추정했습니다. 그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니 내고 보고 듣은 것은 증거로 칠 수 없다고."
" 자네가 들은 것이지. 그건 증거가 아니야, 카를. 단지 한 사람만 들을 수 있다면."
기묘한 소리가 프로이트가 앉아 있는 소파 뒤에서 들려왔다. 마치 벽에서 무언가가 나오려고 하는 듯, 삐걱거리는소리 같기도 하고 신음 같기도 했다.
"저게 뭐지?" 프로이트가 물었다.
"모르겠습니다."
삐걱거리는소리가 점점 커지더니 방 안을 가득 채웠다. 소리가 한계점까지 도달하자 천둥이 우르르 쾅쾅 치듯 무언가 쪼개지는 듯한 소리가 들렸다.
"도대체 뭐지?" 프로이트가 말햇다.
" 저 소리를 알겠군요."융이 말했다. 그는 승리를 확신하는 듯한 눈 빛을 하고 있었다.
"전에도 저소리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박사님의 증거가 저기 있군요! 저게 바로 촉매를 통한 외면화입니다."
" 뭐라고?"
"심령 속에 흐르는 기와 외부 사물을 통해 나타는 현상이죠."
"융, 제말 그만하게." 프로이트가 말했다. "내가 듣기에는 총소리 같던데."
" 잘못 아신 겁니다. 그럼 증명하기 위해서 다시 한 번 일으켜보죠 지금 이 순간!"
이 놀라운 말을 융이 뱉어낸 순간, 신음 소리가 다시 시작되었다.
바로 이전과 똑같은 식으로 소리가 점점 참을 수 없을 만큼 커지더니, 엄청난 폭음을 내며 폭할했다.
" 이제 뭐라고 하실 겁니까?" 융이 물었다.
프로이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박사는 정신을 읽고 소파 옆으로 스르르 미끄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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