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감동을 실현하는 기업 - 디앤아이(주)
   
 
커뮤니티
 
   
 
처음으로
 
   
 
 

  > 커뮤니티 > 경제이야기  
 
작성일 : 09-02-23 13:15
아이의 공부 의욕 떨어뜨리는 '학원 돌리기'
 글쓴이 : 장자
조회 : 3,633  
아이의 공부 의욕 떨어뜨리는 '학원 돌리기'
생활여성지 '레몬트리' 편집장
 
 
 

 
요즘 미디어마다 공교육 현장에서 애쓰는 선생님들의 미담이 자주 등장한다. 모든 학부모가 사교육 시장으로 달려가는 요즘, 학교 안에서 외롭게 성과를 이뤄낸 선생님들이 정말 존경스럽다. 그러나, 공교육만 잘된다고 될 일이 아니다. 사교육이 모든 것을 해결해 줄 수 있다고 믿는 부모들의 비정상적인 사고방식에 대해서도 이제 찬물을 끼얹어야 할 때가 됐다.

대한민국 사교육 시장은 거대한 공룡이다. 과목별 입시 학원부터 각종 창의력 교실과 영재 학원이 즐비하고, 6세부터 평생 다닌다는 영어학원, 피아노 치는 라이스 전 국무장관처럼 다재다능한 인재를 육성한다는 예체능학원, 생각하는 연습을 한다는 철학학원 등 별별 학원이 다 있다.

필자가 몸담고 있는 잡지에서 취학 전후 아이를 둔 30대 학부모 2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해봤다. "사교육을 왜 하느냐"고 물었더니 "다른 아이에게 뒤처질까봐"라는 대답이 단연 많았다. 결국 다른 사람들이 다 하니까 나도 해야 한다는 '낙오 공포증'이 바탕에 깔려 있는 것이다. 그 외에 '아이의 재능을 발견하기 위해서' '학교에서 두각을 나타나게 하려고' '지금 안 하면 할 시간이 없어서' 등의 대답도 많았다.

부모들 생각처럼, 다양한 사교육을 하면 아이의 재능을 발견하기 좋을까? 그렇지 않다. 예전만 해도 사교육은 피아노나 미술학원 가는 게 고작이었다. 시간이 좀 남으니까 집에 가면 배운 거 연습도 하고 친구랑 놀면서 응용도 했다. 배운 것을 스스로 체화할 여유가 있었다는 얘기다. 그러나 소위 '학원 뺑뺑이'를 하는 요즘 아이들은 그게 정말 달고 짜고 매운지 간을 보고 음미할 시간이 없다. 재능이 있어도 아이 스스로 그걸 키워볼 시간이 없다.

사교육의 폐해는 또 있다. 경험 많은 학원 선생님들에게 종종 듣는 사례가 바로 '방전된 아이들'이다. 엄마가 탁월한 정보력을 바탕으로 학원 관리를 해온 아이 중에 이런 케이스가 많다. 공부를 아주 잘하던 아이가 어느 순간 '모든 것을 탁 놓아 버리듯' 무기력해진다는 것. 에너지가 다 떨어진 '방전' 상태다. 이렇게 되면 부모가, 선생님이 아무리 닦달을 해도 아이는 일어설 수 없다. 스스로 어떤 의욕도 끌어올리지 못할 정도로 정서적 에너지가 고갈됐기 때문이다.

더 무서운 폐해도 있다. 지나친 사교육 투자가 부모의 노후를 망치고, 그로 인해 부모와 자식과의 관계도 망친다는 것이다. 교육비로 노후 자금을 탕진하지 마라. 부모를 부양할 리 없는 요즘 자식들에게 '우리가 널 어떻게 가르쳤는데'라고 원망해도 소용없다. 좋은 부모 자식 관계를 맺고 싶다면 교육비보다는 노후 자금에 투자하는 게 나을 것이다.

새 학기를 준비하며 요즘 딸아이의 학원을 정리하고 있다. 아이가 정말 하고 싶은 것을 스스로 적게 했더니, 세 가지가 나왔다. 일주일 내내 그에 대해 이야기해볼 생각이다. '뭐라도 남겠지'하며 보내던 학원, 보낼수록 독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