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07-01-30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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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장례비지니스 전망'
'웰-다잉을 위한 장례의 사전준비'와 '감성마케팅', 그리고 '실속'이 트렌드
이형웅, davico@naver.com
등록일: 2006-12-31 오전 10:44:31
세계에서 유래를 찾아볼 수 없을 만큼 변화가 심한 곳이 한국의 장례시장이다. 내년에도 수목장, 웰-다잉, Fusurance, 사회단체들의 시장참여 등 새로운 이슈들이 수 없이 등장할 것이다. 실버계층 및 독신자의 증가, 장례의 생전계약 등의 환경에서 소비자들은 장례서비스를 점차 분야별 세그먼트화, 주관화, 그리고 맞춤식으로 선택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영결식, 회사장 등의 단체장과 전문 추모식이 점차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006년도는 수목장 광풍, 상조회사 열풍, 장례보험 등 굵직한 이슈가 줄을 이은 한 해였다. 장례서비스 분야에서는 기존에 볼 수 없었던 ‘도우미 서비스’가 두드러졌고, 장례의 사전상담 시도, 쌍춘년 윤달 수의와 묘지 이장 등으로 분주했던 한 해였다. 특히, 온라인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새로운 의미로 다가왔고, 장묘분야에서는 산림, 환경업계의 참여를 유도한 수목장의 강세가 유난히 돋보였다. 2006년 장례비지니스의 주요 이슈를 통해 2007년에 주목할 만한 비즈니스 트렌드들을 전망해 본다.
- '웰다잉을 위한 장례의 사전준비'와 '감성마케팅', 그리고 '실속'이 트렌드
통상적인 분야에서의 서비스(상품)목록은 매년 새롭게 바뀌고 추가되기 마련이다. 그런데 장례분야는 ‘새롭다‘고 칭할 만한 상품과 서비스가 아직까지 존재하지 않고 있으며, 간소화 경향에 떠밀려 오히려 그 목록이 감소하는 추세에 있어왔다. 최근에 와서야 몇 몇의 요소들이 세분화되어 트렌드화 되어가기 시작했고 이는 업종의 특성상 장기적인 방향으로 전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웰-다잉을 위한 사전준비, 감성, 실속 등은 장례서비스의 대표적인 장기화 트렌드이다. 특히 웰-다잉은 ‘잘사는 법’에 앞서 ‘잘 죽는 법’을 전제해 놓는 것에 의미를 두어야 한다는 것으로 장례서비스업의 핵심 트렌드이기도 하다. 실제로 ‘웰-다잉’은 2006년 내내 언론, 출판, 교육 등으로 우리 머릿 속을 떠나지 않았다.
감성 트렌드는 ‘도우미 서비스‘가 상당한 주목을 받아 장기 집권을 확실히 했고, 자연장(산골)의 확산에 따른 메모리얼 상품 등의 도입 등이 눈에 띄었다. 저가형 장례용품이나 사전구매용 (할인)상품권, 온라인 시장의 도입 등은 실속형 장례서비스의 강세를 꾸준히 증명하고 있다.
이러한 결과는 신규 참여업체의 증가, 소비자의 인식변화, 시장 내 강자와 약자간의 치열한 경쟁, 장례서비스의 양극화 등 시장 변화의 큰 방향이 지속되는 영향으로 해석된다. 향후에도 이러한 트렌드들은 질긴 생명력을 이어가면서, 다양한 서비스와 상품들을 양산할 것으로 전망된다.
- 장례도 디자인이다.
국내와는 다르게 외국의 경우는 장례 상품에 있어 눈에 띄는 외관이 성공의 기본 요건이 되고 있다. 국내의 장례회사들이 전통이라는 틀과 중국산 저가격 용품에 밀려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사면초가에 빠져있는 동안 외국의 장례회사는 디자인 하나로 소비자의 마음을 파고 들었다. 관, 수의, 유골함 등의 장례용품은 물론이고, 묘지, 묘비, 유골가공상품 등 장묘와 메모리얼 상품들이 원색의 칼라와 화려함, 그리고 기능성을 과시했다.
국내의 경우는 장례용품보다는 서비스 분야에서의 디자인이 돋보였다. 꽃을 이용한 입관, 다양한 색채의 제단 꽃장식, 궁중 염(확실히 염도 디자인이다), 장례지도사와 도우미들의 서비스와 복장, 메모리얼 코너 등 참신한 외형을 강조하는 서비스들이 유난히 많은 주목을 받았다.
디자인이 장례서비스를 선택하는데 반드시 고려되는 시대에 왔다. 기능 혹은 품질에 특별한 관심을 가질 수는 있다. 하지만 디자인은 첫 눈에 시간없는 유가족과 소비자를 유인하는 강한 흡인력을 내포하는 영역이다. 이제, 대한민국 장례시장에서 전통만을 강조(소비자는 강조하지 않는다)하고 디자인이 없는 상품과 서비스로 접근하여 선택되겠다는 기대는 하지 않는 것이 좋다.
- 새로운 마케팅기법의 도입
신규로 진출한 기업이 장례분야와 같은 장벽 높은 시장에 진입을 꾀할 때 기존의 방법보다는 새로운 마케팅기법을 도입하려는 경향이 높기 마련이다.
장례비지니스는 위생부분만을 뺀다면 디테일한 특성이 강조되는 소비재, 서비스, 문화 컨텐츠 분야라는 공통점이 있으며, 이는 매스커스터마이제이션(masscustomization)과 롱테일, 심바이오틱 등의 새로운 마케팅기법의 도입을 필요로 하고 있다.
개별 소비자 및 단체들의 세분화된 개성과 니즈에 대응하는 능력이 사업의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며, 발빠른 대응과 접목을 시도한 업체의 파워는 자연스럽게 커지고, 몇 몇 상위 업체간의 과점화 현상 역시 강화될 것이다. 신규기업 입장에서는 즉각적인 대응과 세밀한 디테일화 역량이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것이다.
- 온라인 시장의 활성화
2006년은 윤달특수의 영향도 있겠으나 장례비지니스에서 온라인 시장이 더 이상 변방이 아님을 확인한 해였다. 서비스 구매자의 47%가 온라인을 통한 정보검색, 상품구매를 하였으며, 특히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는 장묘시설(봉안, 수목장 등)부문에서는 70%가 인터넷을 통한 정보검색을 실시하였다.
아울러, 수의 등의 장례용품과 상조상품, 보험상품 등의 TV홈쇼핑, G마켓, 옥션 류의 P2P 형태 상거래 방식이 두드러졌고, 이는 롱테일 기법과 맞물려 향후 시장의 지속적인 관심과 이슈로 작용할 것이다.
죽음체험마케팅도 주목할 만하다. 기존 종교단체 등의 일회성 행사차원을 벗어나 기업화 아이템으로 적용시킨 사례로, 얼마전 모 업체가 국내 대기업을 상대로 수십억원의 계약을 따내기도 했다. 수의를 입고 관 속에 들어가는 것 등의 실제 체험을 통해 장례에 관한 모든 사항을 사전에 조율해보고 준비할 수 있는 것으로, 현재는 컨설팅분야에만 치중하고 있으나 온라인 및 심바이오틱 마케팅과 결합하면 상당한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 죽음체험
- 탈 거품 서비스가 대세
올해의 상조회와 장례식장의 주도권 다툼이 내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며, 이 가운데 장례용품, 시설 이용료의 탈 거품 추세가 시장 전반에 선 보일 것이다. 특히 금융권 등의 신규기업 참여가 가속화 되는 가운데 비용적인 측면에서 탈 거품 추세가 더욱 가속화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탈 거품형 장례서비스’는 내년도 업계의 중요한 키워드가 될 것이다. 하지만 가격이 싼 저가용품과 서비스가 사랑 받을 것이라는 단순한 결론은 조심스럽다. 프리미엄 등급을 선호하면서 동시에 저가형 등급을 찾는 양극단 형 소비자들이 한층 증가할 것이다. 별다른 특징이 없이 어중간한 중간의 평범한 서비스상품들은 고전이 예상된다.
외국의 장례 업계에서는 내년도 주력상품의 키워드를 프리니드 계열로 꼽고 있다. 두둑한 자금력을 갖춘 실버 계층들이 주력 소비자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가격 하락 속도가 빠른 장례용품과 프리미엄급 신규 아이템의 범용화를 선도할 것이다. 세계적인 추세로는 프리니드형 상품과 연계한 장묘시설(수목장 등)의 생전계약이 급속한 속도로 대중화 되는 것도 기대된다.
2006년 시장을 강타했던 장례보험은 연말에 그 기세가 한 풀 꺾인 것처럼 보이나, 이는 보험이라는 것 외에 별다른 매력을 제공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외국처럼 프리니드나 Fusurance라는 장례서비스와 결합된 특수보험이라는 인식을 심어주지 못했고, 보험 따로 서비스 따로라는 한계에 매력적인 가입 동기를 제공하지 못했던 이유로 해석된다.
▲ 美, SCI社의 'Dignity Memorial' 홈페이지
- 프리니드 시장의 롱테일 커뮤니티형 마케팅에 주목해야
소수의 고인과 유가족 못지않게 긴 꼬리에 숨은 다수의 사전준비 고객을 중시하는 롱테일 시장은 장례비지니스에 있어 추모 커뮤니티의 중요성을 다시한번 인식시켜주기에 충분하다. 특히나 정보의 습득이 어렵고 폐쇄적인 오프라인 공간보다는 정보습득이 쉬운 온라인 공간에서의 추모커뮤니티(고인이 유명인이라면 더욱 효과적이다)는 충성도 높은 잠재고객을 대상으로 다양한 마케팅의 전개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사실, 롱테일 마케팅을 장례분야에 접목시키는데 아직까지는 무리가 있을 수 있겠으나, 미국과 유럽에서는 이미 시작되고 있으며, 우리가 인식하지 못할 뿐이지 매우 가까운 곳에 다가와 있다. 세계 최대 장례서비스회사인 미국의 SCI는 'Dignity Memorial'이라는 통합상표로 북미유럽을 하나의 커뮤니티로 묶어, 1,000여개의 다양한 서비스회사를 통해 보험과 생전계약, 장묘와 메모리얼 분야에까지 진출하고 있다. 이를 위해 SCI는 다소 무리라는 평가를 받아가면서 Alderwoods사를 인수하기도 했다.
우리는 세계적으로 인정하는 인터넷 강국이다. 2007년도 장례시장에서 인터넷이 갖는 중요도는 더욱 높아질 것이다. 기본적으로 온라인 광고 시장, 오픈 마켓, 기업형 쇼핑몰(정보) 등이 우선 순위에 놓일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 사이트를 새로이 제작하는 것보다는 이미 활성화 되어 있는 오픈마켓(G마켓, 옥션, GSe스토어 등)에 입점하는 사례도 많아질 것이다.
▲ 회사장 전경(일본 공익사)
- 세그먼트별 특화된 장례서비스
최근에는 보다 세밀한 고객 세그먼테이션이 중요해지고 있는 추세다. 점차 지역이나 성별, 나이에 따라서 추구하는 장례서비스가 차이를 보이고 있고, 특정 세그먼트에 속한 계층에게 차별적으로 대응하는 노력이 중요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개인, 가족, 단체(회사장, 영결식), 지역 등에 포커스를 맞춘 특화된 장례서비스가 주목을 받을 전망이다.
생전계약에서 주목하고 있는 대상은 실버세대와 독신의 중년 소비자군이다. ‘이제는 나 자신을 위해 나의 장례는 내가 준비한다’는 프리미엄급 생전계약 상품이 인기를 모을 전망이다. 이는 경제적으로 안정된 실버계층과 독신자들을 대상으로, 고령사회 및 개인화 조류에 따라 점진적인 시장확대가 예상되고 있다.
실버계층과 더불어 여성도 핵심 키워드로 주목해 볼만 하다. 여성전용 장례서비스(용품) 등 기존의 시장을 특화된 성, 연령에 맞추는 서비스로 이미 몇 년 전부터 일본 등 외국에서는 활발하게 실시하고 있다. 국내는 최근에야 봉안당 영업(안내)사원, 상조회 도우미 등 주로 서비스 제공자 입장에서 참여하고 있으며, 이들은 판매자이자 구매자의 역할을 톡톡히 해 내고 있다. 향후 장례산업에서 차지하는 여성의 포지션은 점차 높아질 것이다.
장례비지니스에서 무시못할 또 하나의 축은 전통이다. 장례에는 유독 풍수지리사상, 전통적 유교사상 등 최첨단 IT를 강조하는 시대 속에서도 점차 과거로 회귀하는 전통적 감성이 상당한 위치로 자리하고 있다. 2007년 장례산업에서는 현대적인 것과 전통적인 것, 그리고 이 둘의 결합을 꾀한 하이브리드형, 하이터치형 등 다양한 서비스 상품군이 산업전반에 새롭게 전개될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소비층의 심리를 예측한 맞춤형 장례 서비스’를 어떠한 형태로 진행시키는 가가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다. 상조회사와 장례보험이 정형화된 상품과 서비스 일색에 금융이라는 추가 요소로 수익률을 올리고 있지만, 여기에 소비층의 심리를 예측하고 시장 인프라에 대응하는 마케팅 전략은 찾아볼 수 없다. 시장 인프라의 결정 변수는 결국은 소비자층의 니즈를 따라 가는 것이다. 자신과 가족 장례에 대한 불안감, 거리감, 공포 등이 소비자 심리를 움직인다. 결국, 소비자 심리를 얼마나 정확히 예측하고, 기민하게 대응하는가에 달려있다. 시장을 앞서 읽고, 고객에 가까이 다가서는 시장 지향적 마케팅은 그래서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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