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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6-11-21 12:25
고객 돈으로 돈잔치, 경영부실 악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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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 2,895  
고객 돈으로 돈잔치… 경영부실 악순환
 
[세계일보 2006-11-21 08:51]   
 

 
‘상조업체에 흘러간 고객의 돈은 어디에 쓰이는 걸까.’ 상조업계에서는 자금 운용이나 수익성은 고사하고 고객이 맡긴 돈의 규모조차 극비에 속할 정도로 경영 상황은 ‘미지의 영역’으로 남아 있었다. 취재팀은 8개사의 감사·신용분석보고서를 입수해 자금흐름과 운용 실태를 탐색할 수 있었다. 상조업체의 부실은 짐작 이상으로 심각한 상황이었고, 서민이 맡긴 돈은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회계’ 현장이 포착됐다.

상조회사 자금운용 흐름도



◆회사재산 대부분이 고객돈=4개사에 유입된 상조회원의 돈은 모두 1490억3900만원(누적치)으로 자산총액 1539억3400만원의 97%에 해당한다. 업체별로도 C사는 예수금이 371억200만원으로 자산보다 74억3700만원이나 많았고, 나머지 3곳도 예수금 비율이 83∼97%에 달했다. 회원이 상조업체에 매월 꼬박꼬박 내고 있는 돈이 회사 재산과 맞먹는 셈이다.

상조업체가 빚을 감당하지 못해 이 재산을 다 날리더라도 대주주는 크게 손해볼 게 없다. 회사가 파산하더라도 대주주는 주식회사의 속성 탓에 출자한 돈만 떼이면 그뿐이다. 8개사 중 2곳은 납입자본금이 1억원이고 나머지는 모두 5000만원씩이다.

문제는 상조업체가 ‘부실의 악순환’에 빠질 가능성이 작지 않다는 점이다. 이미 자산보다 부채가 많아 자기자본을 까먹은 곳이 5곳에 이르고, 잠식액도 적게는 2400만원에서 많게는 200억원에 이른다. 또 서민들이 상조업체에 낸 돈은 파산 때 빚잔치를 벌이더라도 우선순위가 담보채권 등에 밀려 고스란히 떼일 가능성이 크다.

◆돈잔치의 난맥상=감사보고서에 나타난 자금흐름의 경로를 따라가다 보면 고객 돈이 대부분 회원 유치를 위해 쓰이는 영업비용으로 충당되고 있음이 확인된다.

지난 한해 동안 상조업체에 유입된 돈(부금예수금)이 확인된 곳은 4개 업체로, 239억8700만원에 이른다. 이들 업체는 영업비용으로 부금예수금의 75%수준인 180억2400만원을 썼다. 업체별로는 D사의 경우 영업비용이 예수금보다 두배 이상 많았고, 나머지 3사도 52∼97%에 달했다.

영업비용 내역을 들여다보면 더욱 기이한 일이 벌어진다. 상조업체 직원들이 받는 연봉(퇴직금 포함)은 1300만∼3200만원으로 그다지 많지 않은데도 영업비용 중 인건비가 약 70%를 차지하고 있다. 회계장부에 ‘모집수당’을 적시한 3곳에서 이 수수께끼가 풀린다. 이 3개사는 모집수당이 모두 80억7500만원으로 인건비(110억6800만원)의 73%나 차지했다. 모집수당이 상조업체 돈잔치의 핵심고리로 작용하고 있음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상조업체는 장례서비스를 파는 특성상 매출까지 적은 마당에 이처럼 모집비 등 영업비용을 ‘물쓰듯’ 하니 영업적자에서 벗어날 길이 없다. 실제 이들 업체의 매출액은 8곳을 합쳐도 91억3200만원으로 영업비용(317억9600만원)의 29%에 불과하다. 장사해서 100원 버는데 영업비로만 350원을 쓰고 있는 셈이다.

이 때문에 한국신용평가의 신용등급평가에서 4곳이나 현금흐름이 위험하거나 부실하다는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상조업체의 재테크 혹은 ‘돈놀이’=8개사 모두 영업적자를 냈지만 3곳은 지난해 순이익을 냈다. 이들 업체는 과거에 납입한 고객돈으로 사들인 주식이나 채권 등 유가증권이 ‘효자’노릇을 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A사는 주식 채권 등 유가증권 투자액과 은행예금이 각각 545억원, 23억원으로 이 부문에서만 37억원의 수익을 올려 영업적자분(21억원)을 웃도는 성과를 냈다. 나머지 2곳도 사정이 비슷했다. 그러나 주식이나 채권값이 떨어지면 이 회사의 수익도 적자로 급변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부동산도 투자대상에 빠지지 않았다. C사는 주식이나 채권 투자 없이 전체 예수금(371억원)의 절반 수준인 145억원짜리 토지와 건물을 보유했다. 부동산에 ‘올인’한 셈이다. 이 업체는 빈약한 이자수익 탓에 부동산을 담보로 보험사와 저축은행에 빚을 내는 ‘위험한 돈놀이’를 하고 있었다. 또 이 회사가 돈을 빌려준 계열사 E사 역시 170억원가량 자본잠식 상황이어서 동반부실 위험이 커지고 있다.

결국 상조업체의 운명은 본업이 아닌 재테크의 수완에서 엇갈리고 있고, 그 피해는 소비자에게 고스란히 전가될 수밖에 없는 셈이다.

특별기획취재팀=주춘렬(팀장)·김귀수·박은주·김창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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