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07-01-19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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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8명에 생명 주고 떠난 在美동포 장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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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명에 생명 주고 떠난 在美동포 장애인>
[연합뉴스 2007-01-18 16:52]
뇌사판정 박세진씨, 장기기증 약속 지켜
(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뇌졸중으로 쓰러져 뇌사 판정을 받은 재미동포 장애인이 평소의 뜻대로 8명에게 장기 기증을 하고 떠나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18일 미주 중앙일보에 따르면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살던 박세진(47)씨는 지난 11일(현지시간) 뇌졸중으로 쓰러져 샌버나디노카운티 병원으로 옮겨져 수술을 받았지만 다음 날 뇌사판정을 받았다.
박 씨는 간과 콩팥, 심장 등 남에게 줄 수 있는 장기를 8명에게 주고 15일 눈을 감았다. 장례식은 20일 오후 부인 박명진(35)씨와 아들 병곤(13). 딸 주희(10) 양 그리고 친지들이 참가한 가운데 치러질 예정이다.
이번 장기 기증은 고인의 뜻대로 다른 환자들에게 나눠줬지만 병곤 군이 엄마를 적극 설득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으로 알려져 그 의미가 더하고 있다.
부인은 평소 '죽으면 장기기증을 하겠다'는 남편의 뜻을 막상 실천하는데 망설였지만 병곤 군은 "장기 기증은 아빠가 원했던 일. 아빠는 용기있는 사람이예요. 엄마 힘내세요"라고 엄마를 북돋웠다.
아들의 위로를 받고 힘들게 기증을 결정한 명진 씨는 "남편의 심장이 생사의 갈림길에 선 다른 사람을 구하고 생명을 이어준다는 사실에 위안을 받는다"고 말하며 눈물을 쏟았다.
박 씨는 1978년 서울대 약대를 졸업했고, 약국을 운영하다 의약분업이 발생한 후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던 끝에 2005년 5월 가족을 이끌고 도미했다.
그러나 불혹을 넘긴 나이인데다 장애인인 박 씨에게 미국 생활은 그리 만만치 않았다. 설상가상으로 일식당에서 웨이터리스로 일하던 명진 씨가 심장 허혈증 수술을 받았고 생활은 점점 악화했다.
그래도 좌절하지 않고 박 씨는 아내에게 재봉을 배워 로스앤젤레스 다운타운에서 일감을 받아다 일하며 열심히 살았다. 밤에는 남가주한의과대학을 다니며 한의사의 꿈도 키워나갔다.
또 소아마비를 앓아 다리에 끼운 보조기계로 혼자선 층계를 오르내리기도 힘들었지만 자신보다 더 힘든 전신마비 장애인을 간병하고 도와주는 등 '사랑의 삶'을 몸소 실천했다.
박 씨의 한 이웃은 "주위에서 도와주겠다고 했지만 그 때마다 '나 보다 더 힘들게 사는 사람들이 많다'며 손사래를 쳤다"며 안타까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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