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자씨 도서관' 문 여는 조성자 작가
지인에게 책 기부받고 사재 털어 도서관 개관
독서모임 활성화 등열린 공간으로 운영
"어렸을 때 책을 읽는 것은 바위에 새기는 것과 같고 어른이 되어 책을 읽는 것은 얼음에 새기는 것과 같다고 해요. 초등학생 때 동네 파출소에 작은 서가가 있어서 책을 빌려다 보곤 했어요. 이전까지 경찰서는 딱딱한 곳이라고만 생각했는데 따뜻한 곳이라는 생각을 갖게 됐죠. 작은 공간이지만 많은 아이가 우리 도서관에서 책을 읽으며 미래를 꿈꾸고 세계를 품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지난 15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금곡동에 위치한 한 아파트 상가에 작은 도서관이 문을 열었다. 50여석 규모에 어린이·청소년용과 학부모를 위한 도서 4000여권으로 빼곡히 채워진 '겨자씨 도서관'은 동화작가 조성자씨와 남편 김시홍 목사가 사재 2억여원을 들여 마련한 공간이다. 김혜리, 원유순, 이상권, 황선미 동화작가를 비롯해 지인들도 책 기부를 통해 힘을 보탰다. 초등 교과서에 수록된 '겨자씨의 꿈' '자기 자랑' 등을 쓴 조 작가는 1985년 등단 후부터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꾸준히 글쓰기와 독서 토론 논술을 지도해왔다. 지난해에는 25년간의 경험을 토대로 '엄마표 독서 토론 논술'이라는 책도 펴냈다.
- ▲ 겨자씨 도서관에서 조성자 작가(가운데)와 도서관을 찾은 어린이들이 동화책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분당=이경호 기자 ho@chosun.com
조 작가와 김 목사가 어린이 도서관을 마음에 담은 것은 2년 전이었다.
"글을 쓰고 어린이들을 지도하면서 참 많은 혜택을 받았어요. 어떻게 하면 사회에 돌려줄 수 있을까 고민하던 차에 우리 가족이 가장 큰 힘을 받았던 때를 생각하니 어린이 도서관이 떠오르더군요."
1997년 남편 김 목사의 공부를 위해 미국으로 향했던 조 작가 가족은 그해 말 터진 IMF 금융 위기로 생활고를 겪었다고 했다. 귀국까지도 고려하던 이들에게 책 인세는 하나뿐인 희망이었다.
"환율은 계속 오르고 가진 돈은 없고…. 수퍼마켓에서 1달러 쓰는 것도 바들바들 떨 정도였어요. 그런데 그렇게 경기가 안 좋은 상황에서도 어린이 책 판매 부수는 크게 줄지가 않더군요. 엄마들이 형편이 어려워도 가장 나중에 줄이는 게 책값, 교육비라고 해요. 책의 힘을 새삼 느꼈어요."
김 목사는 "미국 유학 시절 가장 부러웠던 것이 동네마다 있는 작은 도서관이었다"고 말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설립자인 빌 게이츠는 어린 시절 동네 도서관에 있는 책은 모두 다 읽었다고 하더군요. 아이들이 엄마와 함께 찾아와 자유롭게 뒹굴며 책을 읽을 수 있는 아담한 도서관들을 보면서 우리 아이들이 책과 친해지기 위해서는 이런 공간이 꼭 필요하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두 사람은 직접 도서관 운영을 하기 위해 2년 전부터 여러 지역 도서관을 찾아가 운영 방법, 프로그램, 도서 배치 등을 배웠다. 김 목사가 목회하는 교회 옆에 도서관을 마련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김 목사는 관장, 사서, 관리자의 1인 3역을 맡았다. 하지만 도서관은 종교와는 관계없는 독립적인 공간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우리 아이들이 마음껏 책을 읽을 수 있게 하는 것이 목회보다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겨자씨 도서관의 관훈이 '책 읽는 아이 꿈꿀 권리가 있다'예요. 잘살건 못살건, 조금 더 똑똑하건 덜 똑똑하건, 종교가 무엇이건 그 어떤 것에도 구애받지 않고 즐겁게 책을 읽고 꿈을 꿀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조성자 작가는 매주 토요일 오전에는 '책 읽는 엄마 모임'을, 오후에는 초등학생 신청자를 대상으로 '책 읽는 꼬마 작가반'을 무료로 운영한다. 신청자가 늘어나면 수요일에도 프로그램을 열 계획이다. 도서관은 화~금요일에는 오후 2~6시, 토요일에는 오전 10시 30분~오후 5시까지 문을 연다. 월요일과 일요일에는 쉰다.
●문의: (031)717-9399
cafe.naver.com/mseedlibrary
"글을 쓰고 어린이들을 지도하면서 참 많은 혜택을 받았어요. 어떻게 하면 사회에 돌려줄 수 있을까 고민하던 차에 우리 가족이 가장 큰 힘을 받았던 때를 생각하니 어린이 도서관이 떠오르더군요."
1997년 남편 김 목사의 공부를 위해 미국으로 향했던 조 작가 가족은 그해 말 터진 IMF 금융 위기로 생활고를 겪었다고 했다. 귀국까지도 고려하던 이들에게 책 인세는 하나뿐인 희망이었다.
"환율은 계속 오르고 가진 돈은 없고…. 수퍼마켓에서 1달러 쓰는 것도 바들바들 떨 정도였어요. 그런데 그렇게 경기가 안 좋은 상황에서도 어린이 책 판매 부수는 크게 줄지가 않더군요. 엄마들이 형편이 어려워도 가장 나중에 줄이는 게 책값, 교육비라고 해요. 책의 힘을 새삼 느꼈어요."
김 목사는 "미국 유학 시절 가장 부러웠던 것이 동네마다 있는 작은 도서관이었다"고 말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설립자인 빌 게이츠는 어린 시절 동네 도서관에 있는 책은 모두 다 읽었다고 하더군요. 아이들이 엄마와 함께 찾아와 자유롭게 뒹굴며 책을 읽을 수 있는 아담한 도서관들을 보면서 우리 아이들이 책과 친해지기 위해서는 이런 공간이 꼭 필요하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두 사람은 직접 도서관 운영을 하기 위해 2년 전부터 여러 지역 도서관을 찾아가 운영 방법, 프로그램, 도서 배치 등을 배웠다. 김 목사가 목회하는 교회 옆에 도서관을 마련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김 목사는 관장, 사서, 관리자의 1인 3역을 맡았다. 하지만 도서관은 종교와는 관계없는 독립적인 공간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우리 아이들이 마음껏 책을 읽을 수 있게 하는 것이 목회보다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겨자씨 도서관의 관훈이 '책 읽는 아이 꿈꿀 권리가 있다'예요. 잘살건 못살건, 조금 더 똑똑하건 덜 똑똑하건, 종교가 무엇이건 그 어떤 것에도 구애받지 않고 즐겁게 책을 읽고 꿈을 꿀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조성자 작가는 매주 토요일 오전에는 '책 읽는 엄마 모임'을, 오후에는 초등학생 신청자를 대상으로 '책 읽는 꼬마 작가반'을 무료로 운영한다. 신청자가 늘어나면 수요일에도 프로그램을 열 계획이다. 도서관은 화~금요일에는 오후 2~6시, 토요일에는 오전 10시 30분~오후 5시까지 문을 연다. 월요일과 일요일에는 쉰다.
●문의: (031)717-93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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