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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관계 최악인 데다 31일 중의원 선거 우려외교노선 온건하다는 시각 불식시키려 협의순서 늦춰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8일(현지시간) 국회에서 첫 소신표명 연설을 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금준혁 기자(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기시다 후미오 일본 신임 총리가 미국·호주·러시아·중국·인도 5개국 정상과 전화통화를 실시한 가운데, 한국은 통화 순서에서 '1라운드'에 들지 못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2일 보도했다.이 신문은 일본이 한국 측과 통화 시기를 12일 이후로 조율하고 있다고 전했다. 기시다 총리의 1라운드 통화 대상에는 안보 협의체 '쿼드'(Quad)의 미국·호주·인도가 포함됐고, 여기에 러시아와 중국이 추가됐다. 이와 관련해 기시다 총리는 "아주 좋은 형태의 정상외교를 시작할 수 있었다"고 발언했다.하지만 한국은 여기서 빠졌다. 일본 외무성과 총리 관저는 당초부터 "조기에 통화를 실시하는 나라의 그룹에 한국을 넣지 않는 것이 좋다"는 인식을 같이했다고 이 매체는 설명했다.이는 강제징용 배상 판결 등의 문제로 인해 한일 관계가 최악인 가운데, 기시다 내각이 이달 31일 중의원 선거를 의식한 면도 있다고 닛케이는 분석했다.자민당의 지지 기반 중 하나인 보수층에서는 기시다 총리가 중국과 한국에 '약체적인 태도를 취하는 게 아닌가' 하는 염려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기시다 총리가 이끄는 파벌 기시다파가 전통적으로 주변국과의 관계를 중시하는 등 온건한 외교노선을 추구한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중일 국교 정상화를 이끌었던 오히라 마사요시 전 일본 외무상도 기시다파 인물이었다. 이런 시각을 불식시키기 위해 한국과의 협의 순서를 늦춘 것이라고 닛케이는 전했다.기시다 총리의 지난 8일 첫 국회 연설에서도 한국의 외교순위가 후퇴했다는 분위기가 감지됐다. 외교·안보 관련한 내용을 말하면서 한국에 대해선 맨 마지막 두 마디 언급하는 데 그쳤다.연설 당시 기시다 총리는 "한국은 중요한 이웃 나라"라며 "건전한 관계로 되돌리기 위해 한국 측에 적절한 대응을 강하게 요구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스가 전 총리가 첫 연설을 했을 때는 "한국은 매우 중요한 이웃 나라"라고 했는데 '매우'란 표현이 빠진 것이다.또 한국 정부에 적절한 대응을 강력히 요구하겠다는 발언도 일제강점기 '강제징용'과 '위안부' 등 과거사 문제에 계속 강경 대응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됐다. 기시다 총리는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 당시 일본 외무상으로서 합의문에 직접 서명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