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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전의 유영국 화백. [사진 국제갤러리]Q : 유영국미술관이 생겨야 한다고.A : “그렇다. 생전에 아버지는 ‘미술관을 짓지 마라’고 하셨는데, 자식들에게 짐이 되기 싫다는 뜻이었다. 지자체 등이 나서서 유영국미술관을 짓고 운영하겠다면 재단 소장품을 기증할 계획이다.”Q : 유영국미술관이 왜 필요한가.A : “모든 작가가 그렇지만, 아버지가 (작품을) 부잣집에 걸어놓으라고 그토록 열심히 그리신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자식 주려고 그리신 것도 아니다. 더 많은 사람에게 보여주고 싶어서 그리셨다. 작가를 외국에 알리는 작업도 더 적극적으로 했으면 좋겠다. 미술관이 생기면 외국에 알리기도 더 쉬워질 거다.”Q : 재단이 직접 지을 수 있지 않나.A : “저희가 너무 부족하다. 재단 재정으론 미술관을 짓고 꾸려가기 힘들다. 연구도 계속 이뤄지고 지속해서 운영되려면 공공기관이 나서는 게 맞다.”



1992년 작 ‘Work’, Oilon canvas, 60x73㎝. [사진 국제갤러리]김환기 작가 이름을 내건 서울 부암동 환기미술관(관장 박미정)은 부인인 김향안 여사가 나서서 설립했다. 올해로 30주년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작가 미술관은 유족 등이 작품을 기증하고 지자체가 건립해 운영한다. 양구군립 박수근미술관, 제주도립 김창열미술관. 대전시립 이응노미술관. 진주시립 이성자미술관, 서귀포시립 이중섭미술관 등이 있다. 유진 이사장은 “미술관 건립에 필요한 작품은 충분히 있다. 그 시대를 대표할 작품이 있느냐는 게 더 중요한데, 재단 소장품으로 충분하다”며 “시간이 흐를수록 작품은 흩어진다. 지금이 건립을 추진할 적기”라고 말했다. 미술계도 “작가 위상을 생각할 때 미술관은 당연히 지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그러나 방법론에 대해선 조금씩 생각이 달랐다.



1971년 작 ‘환희’, Oilon canvas, 137x137㎝. [사진 국제갤러리]백지숙 서울시립미술관장은 “유영국 작품을 모아 보여주는 공간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한다”면서도 “전시 공간이 ‘미술관’ 형태로 가야 할지, 아니면 공공미술관 안에 ‘컬렉션’ 형태로 가야 할지, 폭넓은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도 “유영국 작가가 개인 이름을 붙인 미술관이 있을 만한 거장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면서도 “국립현대미술관에서 특정 작가를 위한 미술관을 조성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오광수 미술평론가(전 산 뮤지엄 관장)는 “한국 미술사에서 유영국은 자연의 요소를 추상적 형태로 변환해 가장 순수한 추상의 세계를 펼친 작가였다. 작가의 업적으로 따지면 유영국미술관 당연히 있어야 한다”며 “유족이 작품 기증의 뜻을 밝힌 만큼 국·공립기관이 적극적으로 움직여 건립을 추진하는 게 가장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영국미술관은 2010년경 고향인 경북 울진군에서 건립을 논의하다 중단됐다. 울진의 산과 바다는 그의 작품에 중요한 모티브로 녹아 있다. 그러나 지리적 접근성이 떨어진다. 일각에서는 작가가 생전에 거주했던 서초구나 이중섭미술관과 김창열미술관 등이 있는 제주도를 후보지로 추천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