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케일 크고 볼만한 전시들지방공공미술관 잇달아 개최'1000원의 행복.' 여름휴가를 맞아 현대예술이 총집약된 공간에서 한나절쯤 사색의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때마침 흥미로운 전시가 전국 미술관 곳곳에서 펼쳐지고 있다. 대부분 입장료는 성인 기준 1000원. 비현실적인 가격은 보다 많은 이에게 예술을 보여주려는 지방자치단체들이 예산을 지원했기에 가능했다. 가족 단위로 방문하기에 부담 없는 티켓값이다. 신축 공간에서 누리는 색다른 전시 경험은 덤이다.울산시립미술관 XR랩: 까마귀 시선으로 본 도시의 풍경
울산시립미술관 정연두 `오감도` 겨울 하늘에 까마귀 떼가 푸드덕 날아오르고 태화강을 가로지르는 울산 대도시 전경이 공간에 가득 찼다. 현대자동차와 SK에너지 제조공장 등으로 직원들이 나란히 오토바이를 타고 출근하는 모습이 장관이다. 현란한 화면 움직임에 마치 놀이기구를 타고 하늘을 나는 듯 가벼운 현기증도 일어난다. 까마귀의 시선으로 바라본 울산을 파노라마 디지털 영상으로 1년간 만든 작품 '오감도'다. 제2의 백남준으로 주목받는 미디어 아티스트 정연두(53)가 울산시립미술관의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혼합현실(MR) 등 최첨단 디지털 기술이 집약된 미디어 전시장 XR(eXtended Reality)랩에서 작업을 펼쳤다.
1전시실에서는 기획전 '예술 평화:0시의 현재'가 오는 9월 18일까지 이어진다. 인류가 처한 사회적 대립과 갈등을 한·중·일 3국의 문화적 연대로 진단하는 전시다.0시는 군사용어로 계획된 행동이 개시되는 결정적 순간을 뜻한다. 첫 작품은 나무 받침대를 계단처럼 밟고 올라가야 하는 것으로 중국 대표 작가 쉬빙(67)이 출품했다. '어디에 먼지가 있으리오'(2004)는 전시장 바닥에 회색빛 먼지를 넓게 깔고, 그 위에 중국 남종선의 시조인 혜능(638~713)의 문장이 쓰였다. "As there is nothing for the first, where does the dust itself collect(본래 아무것도 없는데 어디에 먼지가 있으리오)?" 작가는 9·11테러 당시 건물이 파괴된 뉴욕 현장에서 직접 수거한 먼지라는 역사적 물질을 모아 인간 실존과 지구 공동체 윤리를 되새기게 한다. 전시는 한국 작가 김승영의 '쓸다'(2021~2022)로 마무리된다. 관람객이 책상 위 빈 종이에 머릿속에서 비워내고 싶은 묵은 감정이나 기억을 쓰고 구겨 쓰레기통에 버린다. 수거된 종이들은 태워져 재로 남는다. 일종의 정화 의식이다. 이곳에는 진관사 스님이 마당을 비로 '쓱쓱' 쓰는 행위를 담은 영상도 함께 흘러나온다.백남준이 1993년 독일관 대표로 참가한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황금사자상을 받은 '시스틴 채플'도 소장돼 국내에서 첫선을 보였다. 백남준이 로마 바티칸박물관 시스틴 채플에서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 등 천장화를 보고 감명을 받아 현대적 미디어아트로 재해석한 것이다. 이달 17일까지 전시된 후 경기도문화재단 백남준아트센터에서 선보인다. 입장권 1000원.부산시립미술관: '인체 탐구서 소우주로' 이형구 회고전
부산시립미술관 이형구 `Anas Df Animatus` 마치 자연사박물관에 온 것 같다. 인간의 창자처럼 꿈틀거리는 관을 연상시키는 대형 살색 조각이 공간을 가득 채웠다. 이형구 작가(53)의 신작 'Pink Vessel'(2022)이다. 합성섬유와 실리콘으로 만들어진 형상에 공기를 주입하고 벽에 매달았다. 인체 내부를 연상시키면서 공간을 채우는 세계도 품어낸다.인간의 몸을 주제로 20여 년간 작업해온 작가의 회고전 '한국현대미술작가조명Ⅳ-이형구'가 부산시립미술관 2층에서 오는 8월 7일까지 열린다. 초기작부터 신작까지 100여 점을 선보인다.초기 연작 'The Objectuals'는 작가가 미국 유학 시절 인종별 신체적 차이를 경험하고 본인의 왜소한 손, 작은 눈을 굴절렌즈로 확대해 변형하는 장치를 보여준다. 'Altering Features with H-WR'(2007)에서 과도하게 확대된 귀나 눈은 만화 캐릭터를 연상시킨다. 작가는 이후 가상의 캐릭터가 실존한다는 상상으로 실제 골격을 재현한 'ANIMATUS' 작업으로 유명해졌다. 미키 마우스나 도널드 덕의 골격이 컴컴한 공간에서 유쾌한 동작을 재연한다. 방탄소년단(BTS) 리더 RM도 와서 톰과 제리의 추격 장면을 담은 작품 'Felis Catus Animatus & Mus Animatus'를 인증샷으로 남겼다. 최신작 'Chemical' 연작은 신체 탐구의 틀에서 벗어나 전혀 다른 차원으로 이동했다. 인체 내부를 구성하는 다양한 물질의 형상을 꿰어 우주 행성처럼 확장했다. 소우주로서 '몸'을 다시 경험하게 한다. 코로나19로 당분간 무료로 전시한다.대구미술관: '줄무늬 작가' 다니엘 뷔랑 개인전
대구미술관 다니엘 뷔랑 `어린아이의 놀이처럼` 대구미술관의 넓고 긴 홀에 들어서면 흰색과 회색으로 도색된 방이 조성되고, 그 안에 다니엘 뷔랑(84)의 대형 설치 작품 '어린아이의 놀이처럼'이 펼쳐진다. 이곳에서 관람객은 최대 6m 높이의 사면체, 정육면체, 원통, 피라미드 또는 아치 형태의 기하학적 모듈들을 마주하고 이 사이를 자유롭게 산책할 수 있다. 마치 가상의 대형 건축 게임 속을 걷는 듯한 경험을 통해 다색의 입체적인 공간감을 느낄 수 있다. 대구미술관은 1986년 베니스 비엔날레 황금사자상을 받은 미술 거장 뷔랑의 개인전을 내년 1월 29일까지 개최한다. 뷔랑은 '줄무늬 작가'란 별명처럼 장소 특정적 미술(site-specific art) 작품으로 공간을 새롭게 해석하고 색다른 시각적 경험으로 이끌며 공공미술의 영역을 개척했다.작가가 고정된 미술사조의 틀을 거부하며 시작한 '인 시투(in situ)' 방식은 작품이 전시 장소와 긴밀한 관계를 갖게 한다. 작가가 현장에서 작업하고 일정 기간 전시 후 파괴해 버리는 특징 때문에 장소 특정적 미술로 불린다. 고령의 작가가 이번 전시를 위해 내한한 이유다. 뷔랑의 트레이드마크인 줄무늬 패턴 최신작도 숨어 있다. 1990년대부터 사용한 거울 작품도 있다. 작가에게 거울은 작품이 수용되는 장소를 확대하고 파편화하거나 변형해 그 장소를 변모시키는 특별한 도구다. 관람객도 작품의 일부인 거울을 통해 공간과 새로운 관계에 관여하게 된다. 입장료 1000원.제주도립미술관: 이게 가짜라고? 극사실주의 기획전
제주도립미술관 강형구 `자화상` 사진일까 그림일까 헷갈리는 작품들이 한자리에 모였다.제주도립미술관은 전관에 걸쳐서 기획전 '엄마! 가짜라서 미안해요'를 오는 8월 21일까지 개최한다. 한국 극사실 회화의 탄생과 전개 그리고 현재까지의 흐름을 조명하기 위해 작가 37명이 출동했다.전시 제목은 스티븐 스필버그의 영화 'A.I'(2001)에서 주인공 데이빗(헤일리 조엘 오스먼트 분)이 진짜 인간이 아니어서 버려질까봐 걱정스러운 눈으로 말하는 대사에서 착안했다.국내 극사실 회화사를 시대순으로 보여준다. 우선 추상회화가 주류이던 1970년대 후반부터 1980년대 중반까지 '사실과 현실' '전후세대의 사실 회화란' '형상 78' 등 전시에 참여해 형상과 손의 회복을 주장했던 강덕성, 고영훈, 변종곤, 이석주, 지석철 등 작가 14명의 대표작을 소개한다.이후 극사실 회화가 다시 주목받은 1990년대 중엽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 활동했던 강형구, 김강용, 김창영, 서정찬, 이재삼, 이정웅 등 6인전을 선보인다. 이 시대에는 작가들이 그룹보다 개별 활동을 했고 해외 아트페어나 경매에서 비싸게 팔리며 화제가 됐다. 동시대 극사실 회화 대표 작가인 강강훈, 김성윤, 문창배, 박지혜, 윤병락, 이광호, 이흠, 정명조, 정창기 등 19명을 만날 수 있다. 확대 사진 같은 극사실화는 아이들도 반기니 제주도 휴가 때 들러봄 직하다. 입장권 2000원.광양 전남도립미술관: 상실의 아픔을 예술로 애도하다
전남도립미술관 빌 비올라 `트리스탄의 승천` 텅 빈 콘크리트 방의 석판에 남성의 신체가 놓여 있다. 작은 물방울들이 땅에서 출발해 우주 공간으로 쏟아지면서 점차 눈에 보이는 형태로 바뀌어 간다. 가벼운 비로 시작한 물방울들은 곧 맹렬한 폭우로 바뀌고, 폭포처럼 쏟아지는 물이 축 늘어진 신체를 떠밀면서 남성에게 생명력을 부여한다. 양팔은 저절로 움직이고, 몸통은 요동치는 물줄기 사이에서 위로 떠오른다. 마침내 신체 전부가 석판 위에 떠오르다 화면 위쪽으로 사라진다. 빗줄기는 가라앉고, 텅 빈 석판만 남아 젖은 땅 위에서 반짝인다. 죽음 이후 영혼이 깨어나 우주 공간에서 승천하는 모습을 역류하는 폭포와 함께 묘사한 빌 비올라(60)의 영상 '트리스탄의 승천'이다.전라남도 광양시 전남도립미술관에서 비올라 등 해외 유명 작가 작품을 모은 기획전 '애도: 상실의 끝에서'를 오는 9월 12일까지 개최한다. 코로나19로 사랑하는 이를 잃는 경험과 전쟁으로 설 곳을 잃은 사람들 소식 등 우리가 경험하는 상실과 그것을 극복하는 과정을 추적한다. 게르하르트 리히터(90)의 사진 '루디삼촌'과 안젤름 키퍼(77)의 책 등 거장들의 소품도 볼거리다. 입장권 1000원.에게 그 여자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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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바다이야기 적이 부장의 마주 돌아갈는 같았지만식약처, LG생건 판매 특정 물티슈 판매 중지, 폐기 명령'베비언스 온리7 에센셜55'에서 살균보존제 검출
LG생활건강 홈페이지 캡쳐LG생활건강이 판매한 어린이용 물티슈 일부 제품에서 사용이 불가능한 살균 보존제 성분이 포함돼 판매가 중단됐다.15일 업계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은 지난 6일 자사 홈페이지에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특정 물티슈 제품에 대한 판매 중지 및 회수, 폐기 명령을 받았다고 공지했다.해당 제품은 베비언스 온리7 에센셜55(핑크퐁 캡 70매 물티슈) 가운데 제조번호가 1LQ인 제품으로 지난해 11월부터 대형마트와 이커머스 업체에서 판매됐다.이 제품에서는 살균 보존제인 메칠클로로이소치아졸리논(CMIT)과 메칠이소치아졸리논(MIT) 혼합물이 검출돼 판매 중지와 회수 명령이 내려졌다.CMIT와 MIT는 국내에서 90여명의 사상자를 냈던 가습기 살균제의 원료로 사용됐던 성분이다. 국내에서는 세척제나 헹굼 보조제, 물티슈 등 위생용품에는 사용할 수 없는 성분으로 관리하고 있다.LG생활건강은 문제가 된 제조번호 제품에 국한하지 않고 베비언스 온리7 물티슈 모든 제품을 교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제품을 구매한 소비자는 LG생활건강 고객상담실(080-023-7007)에 연락하면 회수 관련 안내를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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