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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헌법재판소에서 검수완박 공개변론을 하고 있다. 이날 공개변론은 국민의힘이 국회의장과 법제사법위원장을 상대로 낸 '검수완박' 관련 권한쟁의심판이다. 연합뉴스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으로 불리는 개정 검찰청법·형사소송법 입법 과정에서 불거진 절차상 하자의 위헌 여부를 다투는 헌법재판소 공개변론이 12일 열렸다.청구인인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이 발의해 일사천리로 통과시킨 검수완박법은 총체적 절차의 위반”이라고 주장했고, 피청구인인 민주당은 “국회법 관련 절차를 밟은 정당한 입법”이라고 맞서며 팽팽한 공방을 벌였다.헌재는 이날 대심판정에서 국민의힘이 “검수완박 법안 처리는 국회법상 심의·표결권을 침해한 것”이라며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등을 상대로 낸 권한쟁의심판 사건의 공개변론을 진행했다.핵심 쟁점은 검수완박 법안 처리 과정에서 일어난 민형배 의원의 ‘꼼수 탈당’ 논란을 위법한 절차상의 하자로 볼 수 있는지다. 민 의원은 검수완박 법안 처리가 진행되던 지난 4월 민주당을 탈당한 뒤 무소속으로서 법사위 안건조정위원회에 배치됐다. 안건조정위는 상임위원회에서 법안을 두고 이견이 발생하면 여야 동수로 구성해 법안을 심의한다. 제1교섭단체(민주당)의 조정위원 수와 제1교섭단체에 속하지 않는 조정위원 수를 3대 3으로 같게 구성해야 하고, 재적 조정위원 3분의 2인 4명 이상이 찬성해야 의결할 수 있다. 민 의원 탈당으로 안건조정위가 실질적으로 여야 4대 2로 구성돼, 당시 대치 중이던 국민의힘 측의 안건조정위 심사 지연을 무력화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민형배 의원. 뉴시스당시 민 의원이 안건조정위원으로 참여하자 국민의힘은 반발하며 회의를 요청했다. 하지만 박광온 당시 법사위원장은 안건조정위를 구성한 지 10분여 만에 법안을 의결해 법사위에 회부했으며 이후 본회의에 상정돼 가결됐다.청구인인 국민의힘 전주혜 의원은 “민 의원은 검찰 수사권을 없애는 내용의 검수완박 법안을 제출했다”며 “이런 이해관계 본인이 민주당 의원으로 발의한 법안에 대해 민주당이 아닌 제2교섭단체 야당 몫 의원으로 참여하면 민주당의 손을 들어주기 위한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민주주의의 적법절차 원칙을 위반했으며, 법안 자체도 국민 기본권을 침해하고 있어 위헌성이 크다”고 강조했다.반면 피청구인인 민주당 측은 민 의원의 탈당에 대해 “국회의원은 자유 위임 원칙에 따라 자신의 정치적 책임하에 정치적 선택 및 결정이 보장된다. 의원의 탈당 선택·자유는 존중해야 한다”는 취지로 변론했다.



이에 대해 이종석 재판관은 “국회의원의 자유 위임 원칙이 존중된다고 할 경우에 의사결정이나 회기가 헌법과 법률에 위반돼도 괜찮느냐”고 물었다. 이에 민주당 측은 “그렇게 말씀드리지 않았다. 헌법과 법률에 위배되면 성립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국회법은 안건조정위원 선임에 있어서 탈당이나 법안 발의에 대한 제한이 전혀 없다. 탈당한 의원을 조정위원으로 선임한다고 해서 바로 국회법 위반이 된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공개변론 후 장외 설전도 이어졌다.민 의원은 “(국민의힘이) 정치를 사법체계 안으로 끌어들였다”며 “정치를 포기한 것 같다”고 날을 세웠다. 이에 전 의원은 “안건조정위가 생긴 이후 위장 탈당 의원이 (조정 절차에) 참가한 전례가 없다”며 “의회의 무소불위 입법을 통제할 수 있는 것은 헌재밖에 없다”고 강조했다.권한쟁의심판은 헌법상 국가기관 사이에 권한의 존재 여부나 범위에 관해 다툼이 생길 경우 헌재가 유권 판단을 내리는 절차다. 국회의 법률 제·개정 행위가 문제라면 입법 절차상 하자뿐 아니라 법 자체가 위헌인지도 심사한다.헌재는 검수완박 관련 권한쟁의심판 2건을 심리 중이다. 이번 사건과 별도로 법무부도 지난달 27일 한동훈 장관 명의로 권한쟁의심판을 제기, 조만간 공개변론이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