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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로버트 오브라이언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좌관은 11일(현지시간) 홍콩 정부가 민주 성향의 홍콩 입법회(의회 격) 의원 4명의 의원직을 박탈한 것을 강력 비판하면서 제재를 예고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임기가 두달 가량 남은 상황에서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민주 성향 의원들을 홍콩 입법회에서 자격을 박탈한 중국의 최근 행동은 중국 공산당이 (홍콩의 중국 반환에 관한) 중·영 공동선언과 홍콩 주민들에게 스스로 한 약속, 홍콩 기본법에 의거한 그들의 국제적 약속을 극악하게 위반했다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밝혔다.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일국양제(한 국가 두 체제)’는 이제 중국공산당이 홍콩에 일당독재를 확대하는 것을 가리는 ‘가리개(fig leaf)’에 불과하다”고 비난했다.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미국은 홍콩 인권 및 민주주의법, 홍콩 자치법, 홍콩의 자유를 말살한 책임이 있는 이들을 가려내고 제재하기 위한 홍콩 정상화에 관한 행정명령 등이 부여한 모든 권한을 계속해서 발동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홍콩 민주성향 야당의원 4명 의원직 박탈

블룸버그통신은 오브라이언 보좌관이 누구를 제재할 것인지에 대해선 정확히 밝하지 않았지만 그의 성명은 중국 공산당과 홍콩 정주 당국자들을 대상으로 추가적인 제재 단행을 예고했다고 지적했다. 앞서 미국은 중국의 ‘홍콩국가보안법’ 제정 강행 등을 이유로 캐리 람(林鄭月娥) 홍콩 행정장관 등 홍콩 정부 당국자들과 중국 공산당 일부 간부를 제재 명단에 올린 상태다. 미국이 홍콩과 중국 당국자들을 추가로 제재할 경우 중국이 반발하면서 기장이 고조될 가능성이 높다.

홍콩 정부는 전날 관보를 통해 중국 최고 입법기관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회 결정에 따라 입법회 의원 앨빈 융·궉카키·데니스 궉·케네스 렁의 의원직을 박탈한다고 발표했다. 이날 전인대 상무위에서 홍콩 독립 지원·중국의 홍콩에 대한 통치권 거부·홍콩 내정에 외세의 개입 요청·국가안보를 위협하는 행위 등을 할 경우 입법회 의원자격을 박탈해야한다는 결의안이 채택된 데 따른 것이다.

워싱턴